[문동환] 2천만원 인상 '1선발 진가를 보여주겠다'
기사입력 1999년 01월 08일 14시 58분
롯데 투수 문동환(27)은 새해 첫날 가슴벅찬 경험을 했다.
홀로 훌쩍 밤기차를 타고 강원도 정동진 앞바다에 가 해돋이를 본 것.
모든 것을 삼킬 듯 넘실대며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안고 돌아오는 길에 머릿속에 아로새긴 숫자는 `15'.
올시즌 선발로 전업한 문동환의 목표승수다.
작년 곳곳에 구멍난 마운드를 땜질하느라 선발 마무리를 정신없이 오갔으면서도 12승 6세이브(5패)를 올린 터라 자신감은 넘친다.
2세이브를 1승으로 따지면 꼭 15승을 한 셈.
`한번 한 것 두번이라고 못할까.'
입단 첫해인 97년 2승 8세이브(5패)의 실패를 극복하고 드디어 "5억 투수 여기 있소"를 외쳐 더욱 가슴 뿌듯하다.
골치아픈 연봉문제는 쉽게 해결될 전망이다.
작년의 빼어난 활약으로 투수 연봉고과 1위를 차지, 연봉협상서 2천만원 오른 4천400만원을 제시받아 행복한 고민에 빠진 것.
꼴찌팀에서 2천만원의 인상폭을 확보한 것은 문동환 밖에 없다.
작년 마운드의 고독한 싸움을 가뜩이나 힘들게 했던 허리통증도 꾸준한 물리치료 덕에 말끔히 나았다.
주형광과 함께 제1선발 자리를 다툴 문동환은 휴식기간에도 사직구장서의 개인훈련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작년 재기의 디딤돌이 됐던 SF볼의 스피드를 끌어올리고, 홈플레이트 근처서 요동치는 슬로커브를 새로 보태 타자를 괴롭힐 작정이다.
`오! 해피 데이'의 휘파람이 절로 나오는 문동환이다.
[이백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