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성적과 반비례한 열띤 경기장 응원
기사입력 1999년 01월 08일 14시 58분
동양 오리온스의 홈경기장인 대구실내체육관은 매게임마다 미스터리가 연출된다.
15연패에 홈 7연패. 프로농구 출범이후 전구단을 통틀어 이보다 더 참담한 성적은 없었다.
이 정도면 홈팬들도 어지간히 정이 떨어져 관중석이 텅비어야 할 게 당연하다.
하지만 관중석은 연패를 거듭할수록 오히려 꽉꽉 채워지고 있다.
지난 4일 2라운드를 마쳤을 때까지 대구실내체육관은 올시즌 게임당 평균 2천752명이 입장해 지난시즌(2천190명)보다 관중이 무려 26%나 증가했다.
그리고 15연패의 대기록(?)을 작성하던 7일엔 3천227명이 입장했다.
볼만한 스타도 없고 게다가 팀이 최악의 연패에 빠졌는데 도대체 대구팬들은 도깨비에 홀리기라도 한 것일까.
`대구관중은 도깨비'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동양이 흥행에 성공하고 있는 이유는 구단직원들의 숨은 노력이 있기 때문.
대구지역 이동통신 가입자와 외식업체 고객 38만명에게 경기일정표를 나눠주고 홈경기 3일전부터는 미니버스로 주택가와 시내중심가를 돌며 가두방송을 하는 등 발바닥이 닳도록 뛰고 있다.
또 매경기마다 `연인의 날' `수험생의 날'을 정해 이벤트를 여는 등 마케팅팀의 반짝이는 아이디어도 한몫을 한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도 김흥국 사무국장은 "관중석이 가득 메워질수록 팀 연패로 홈팬들의 가슴에 더 큰 멍을 안기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고 한숨이다.
[구동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