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배구코트 기자들의 두가지 철칙
기사입력 1999년 01월 08일 14시 58분
배구담당기자들에겐 두가지 철칙이 있다.
배구장 안으로는 절대 노트북 컴퓨터를 들고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는 것과 잠시라도 배구공에서 시선을 떼어선 안된다는 것.
현역선수들이 때리는 강스파이크의 평균 시속은 대략 110㎞ 이상.
한국 최고의 거포로 꼽히는 삼성화재 `월드스타' 김세진의 경우 130㎞를 넘는 `대포알 스파이크'를 펑펑 퍼부으니 정말 전쟁터가 따로 없다.
이런 볼에 제대로 한방 맞은 노트북 컴퓨터는 100% 공장행.
S신문의 모기자는 기사작성 도중 배구볼이 날아들어 300만원이 넘는 노트북 컴퓨터의 얇은 액정 화면이 부서져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그래서 농구장이나 축구장과는 달리 배구장에선 경기를 보면서 노트북 컴퓨터로 기사를 쓰는 기자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대부분 경기가 끝난 후 실내코트 밖의 기자실에 옹기종기 모여 기사를 쓴다.
또한 기자석에서 잡담을 하며 커피나 차를 마시는 것도 금기 사항.
블로킹으로 꺾인 볼이나 사이드 아웃되는 볼이 언제 금속성 굉음을 내며 덮칠지 모르기 때문.
J일보의 모기자는 뜨거운 커피를 얼굴에 뒤집어 써 의무실로 실려가기도 했다.
10년 넘게 기록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장혜옥씨는 "그동안 코트에 내려온 숱한 사람들이 배구공의 희생자가 되었다"며 "주위가 산만한 사람은 절대 코트에 내려와선 안된다"고 말했다.
[대전＝전용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