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일] '빨간양말'과 걸쭉한 사투리로 인기
기사입력 1999년 01월 08일 14시 58분
천리안 등 통신망에 `빨간양말 아저씨' 신드롬이 뜨겁다. 통신망에 올려진 글도 `그 사람이 도대체 누구냐'부터 `대사를 더 주라'에 이르기까지 각양각색이다.
화제의 주인공은 SBS TV 드라마 `은실이'(극본 이금림, 연출 성준기)에 출연중인 성동일(31). 극중 이름인 `양정팔'로 더 알려진 연기자다.
드라마에서 그는 시골 극장에 기생하는 건달이다. 한데 이 건달, 주먹은 도대체 별볼 일이 없다. 대신 똥폼잡기과 궁상떨기, 걸죽한 호남사투리로 시청자들의 배꼽을 쥐고 흔든다.
우선 의상이 가관. 빨간 양말, 빨간 넥타이, 빨간 머플러. 온통 `빨갱이'다.
생전 머리 한번 감지 않으면서 포마드 사용량은 엄청나다.
양복도 작품이다. 탤런트 길용우가 드라마 `삼김시대'에서 김영삼 전 대통령 역을 하며 입던 양복이다. 바지 기장을 짧게 줄여 입었더니 60년대 촌놈 행색이 딱 나온다.
이제 호남사투리. "간땡이가 쫄아붙어 짤짤한 놈" "호랭이가 씹어부릴 년" "대글빡을 화악 뽀솨뿌릴라". 전라도 하고도 남도 사투리의 완벽한 재현이다.
인천이 고향인 그는 촬영 전 사투리를 배우러 2박3일 일정으로 전남 화순까지 다녀왔다. 그 뒤로도 남도 친구와 수시로 만나면서 혀를 혹사시키고 있다.
트레이드 마크가 된 빨간 양말 따위의 의상도 다 그의 아이디어다.
91년 SBS 1기로 연기생활을 시작했지만 이제사 빛을 보고 있는 중. 전성기가 눈앞에 열리고 있다.
"으메, 으쩔꺼나이. 나 뜨긴 떴소? 환장하게 떠버린 거 맞소? "
[이승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