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 '반도체 복수전' 현대만은 꼭 잡겠다
기사입력 1999년 01월 08일 13시 51분
"모든 것을 버렸다. 현대가 다 가져갔다."
지난 6일 반도체 사업을 포기하며 허탈하게 구본무구단주(그룹회장)가 남겼던 말이 아직도 LG트윈스 관계자들의 머릿 속에 맴돌고 있다.
이제 99시즌 현대전은 LG에게 특별한 의미를 가지게 됐다.
`반도체 복수전'.
LG가 현대와의 총력전에 나설 태세다.
지난 7일 구단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강남구 LG반도체 빌딩.
현대가 LG 반도체직원들을 모두 고용하겠다고 발표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직원들은 "현대에는 가지 않겠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반도체 빌딩 한 층을 빌려쓰는 LG트윈스도 마찬가지.
특히 빌딩까지 현대로 넘어갈 판이라, 직원들의 원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권혁철대표이사는 기자들에게 "야구판도 현대_삼성의 양분 구도로 바뀌는 것이냐"며 분을 삭이지 못하며 거듭 물었다.
사무실 문제에 대해서는 "근처에 빈 건물이 많은데 나가라면 나가지"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한 관계자는 "앞으로 두고 보십시오"라는 짧은 말로 비장한 각오를 대신했다.
그렇지 않아도 현대를 지켜보는 시선이 곱지 않았다.
작년 한국시리즈에서 뼈아픈 패배를 안겨준 팀.
임선동과의 현금 트레이드에서 뒷거래 밀약설까지 나돌아 감정이 더욱 상했다.
선수단도 막강 좌타라인을 앞세워 현대의 철벽 마운드를 무너뜨리겠다고 벼르고 있다.
한국시리즈에서는 투수력 부족으로 졌지만, 97년 13승5패의 압도적인 우세에 현대가 역대 최다승 타이기록을 세웠던 작년 페넌트레이스에서도 11승7패로 앞섰다.
"반드시 현대는 잡겠다"고 콕 찍어 말하지 않아도 뻔하다.
LG의 올시즌 최고 목표는 `타도 현대'가 틀림없다.
[전동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