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대] '종이장미 100송이' 선물로 인기
기사입력 1999년 01월 07일 15시 52분
`이제는 정성을 선물하는 시대'.
신세대들 사이에 `종이장미' 접기가 유행하고 있다.
빨강, 노랑, 주황 등의 색종이를 장미꽃 모양으로 접은 뒤 꽃대와 꽃받침을 붙여 완성하는데 그 모양이나 예쁘기가 생화(生花) 뺨칠 정도다.
용도는 종이학과 마찬가지로 장식용 또는 선물용이다.
지금까지 신세대들이 선물로 가장 많이 선택해 온 진짜 장미꽃은 향기와 생기를 갖고는 있지만 금세 시들어버려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단점이 있었다.
그러나 종이장미는 변함없이 간직할 수 있는 데다 특히 돈만 주면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생화보다 정성이 듬뿍 담겨 있어 상대에게 보다 큰 감동을 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사실 종이장미 접기는 생각만큼 쉽지 않다.
정사각형의 색종이에서 출발한다는 점은 종이학과 마찬가지이지만 종이학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의 고난도 기술이 필요하다.
종이장미를 접기 위해서는 크게 10단계를 거쳐야 한다.
그리고 총 114번을 접어야 겨우 한 송이가 피어난다.
접는 과정이 하도 복잡하고 까다로워 손놀림이 뛰어난 숙련자라도 10분은 잡아야 한다.
끈기없는 사람은 상대에게 `장미 100송이'의 감동도 안길 수 없는 것이다.
100송이를 접는다고 생각해 보자.
접는 횟수만 1만1천400번에다 소요시간은 자그마치 1천분(16시간40분)이다.
게다가 한 송이를 제대로 피우자면 꽃 뿐만 아니라 꽃대와 꽃받침까지 만들어 일일이 붙여야 하는 만큼 `완벽한 100송이'는 최소 24시간 이상 걸린다고 봐야 한다.
따라서 100송이를 안겨줘야 할 특별한 날에 맞추기 위해서는 적어도 1주일 전부터 틈틈이 준비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쯤되니 종이장미 100송이를 받고 감동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서울여대 화학과 문유선양(2년)은 "며칠 전 남자친구 생일 때 종이장미 100송이를 선물했더니 너무 좋아하더라"며 "역시 선물은 정성"이라고 말했다.
선물의 형태도 여러가지다.
꽃만 100송이 접어 유리상자에 담기도 하고, 꽃대까지 붙인 완성품을 부케처럼 바구니에 소복이 담기도 한다.
[류호진 명예기자(서울여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