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강자씨] '여성도 창조적인 일에 미쳐보자'
기사입력 1998년 01월 07일 14시 44분
화가 정강자씨는 열정과 용기로 뭉친 여성이다. 지난 68년 국내 초유의 누드퍼포먼스로 기성권위에 맞섰던 그녀는 50대 중반인 지금도 찢어진 청바지를 즐기는가하면, 큰 웃음, 당당함으로 세상을 살고 있다.
이혼후 배고픈 전업작가로 두 남매를 키워낸 그는, 코트디부아르, 세네갈, 케냐, 파키스탄 등 세계의 오지를 순례자처럼 돌아다니면서 예술적 영감을 발굴했는가하면, 최근엔 한국전업미술가협회를 발족시키는데 한몫했다.
그녀의 그림 역시 강렬하고 원색적인 색상에 초현실적인 분위기의 그림으로 `정강자'만의 색깔을 갖고 있다.
"나는 여성이 해야할 일이 많다고 생각한다. 모든 걸 품을 수 있는, 그러면서도 약하지 않고 강한, 외로움 마저도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그런 여성이다."
여성이라는 편견을 넘어 자유롭고 열정적으로 살아온 그녀가 최근 책한권을 내놓았다. `일에 미치면 세상이 아름답다'는 제목의 에세이집(도서출판 형상).
`누드'(97년작) 등 4점의 자신의 작품사진을 실은 책에는 7장에 걸쳐 42편의 글이 다채롭게 실려있다.
`목소리가 큰 여자' `이혼 방정식' `당당한 사람보다 더 아름다운 건 없다' `여행이 섹스의 방종은 아니다' `그 여자 되게 드세네_진정한 페미니즘' `여자 대통령 후보 하나 없는 나라' `나를 그저 정강자라 불러다오' `당당한 여자의 남자고르는 법' `미술감상법' 등….
"일하는 여성에게, 일을 하려는 여성에게, 일을 꿈꾸는 여성에게 바치는 글이다. 나 역시 유한한 삶을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서 무엇인가 보람있게 일하면서 살고 싶었다"는 정씨는 "21세기는 여성도 남성 못잖게 자기 일을 해야한다. 우리 여성 자신의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라도 창조적인 일에 흠뻑 미쳐 보자"고 제안하고 있다.
[이화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