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프로구단들 숙소 분위기 천차만별
기사입력 1998년 01월 07일 14시 08분
@…지난해 크리스마스때 원주 나래에서 대구 동양으로 옮겨 상견례를 갖던 이인규는 무거운 숙소 분위기에 화들짝 놀랐다.
까까머리 고교시절에나 경험했던 팽팽한 규율 때문에 숨소리도 한번 크게 낼 수 없을 것 같았다.
단체생활의 질서를 위해 개인적인 사정은 거의 반영되지 않으며 외박이나 외출도 좀체 허용되지 않는다는 게 대학후배의 전언이었다.
또 경기가 없는 날이면 박용규 단장이 선수단을 구단 사무실로 불러내 녹화테이프를 함께 보며 경기내용을 놓고 토론을 벌이는 등 휴일 스케줄도 빡빡하게 잡혀 있었다.
엄격한 선후배간의 규율이 잡혀있으면서도 돈독한 우의와 가족적인 분위기로 화기애애했던 나래 숙소와는 사뭇 달랐던 것.
프로농구단 숙소의 기류는 각 팀의 사정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대개 연조가 짧은 구단일수록 숙소 분위기는 무겁다.
혈기방자한 젊은 선수들이 대부분인 탓에 코칭스태프는 `군기'로 선수들을 통제하게 마련. 프로농구 막내구단 청주 SK선수들은 숙소를 `사관학교'라고 부를 만큼 규율이 꽉 잡혀있다.
SK의 용병 레지 타운젠드와 드와이트 마이베트도 처음엔 눈치만 살피더니 근래에는 `코리안 스타일'에 이력이 붙었는지 무덤덤한 표정이다.
반면 기존 팀들 숙소의 분위기는 대체로 자유분방하다.
특히 나래는 자율적인 훈련방법과 선후배 관계가 원만한 팀. 이 때문에 졸업을 앞둔 대학 4년생 선수들이 오는 3월에 있을 프로농구 드래프트에서 입단을 가장 많이 희망하는 구단으로 꼽혔다.
대전 현대와 광주 나산도 코칭스태프와 선수, 선배와 후배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한 편이다.
한편 부산 기아는 머리가 굵은 고참급들이 주류를 이루는 바람에 코칭스태프가 선수들을 통제하느라 애를 먹는다.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