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책] 학교-학창생활 소재 출간 책 잇따라
기사입력 1998년 01월 06일 15시 01분
각 대학들이 원서 접수 마감을 끝낸 요즘 학교와 학창 생활을 소재로 한 다양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너드는 싫어'(미래 M&B) `얘네들을 누가 말려'(예음) `나는 공부가 싫어'(한뜻) 등이 그것.
`너드는 싫어'는 미국 버겐과학고 11학년에 재학 중인 박근희양(16)이 쓴 학교 생활 체험기다. `너드(nerd)'란 무거운 책가방을 든 공부만 잘하는 학생으로 미국판 공부 벌레.
박양은 이 책을 통해 한국 현실로 보면 다소 충격적인 미국식 교육 현장을 생생하게 전해 준다.
특히 미국 학교에서 너드는 인기가 없다. 너드처럼 성적만 좋다고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열쇠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다양한 학교 활동, 봉사 활동이 중시되고 여기다 리더십까지 갖춰야 비로소 대학 입시라는 관문을 통과할 수 있다.
말 그대로 다른 나라의 얘기이고, 한 소녀의 시각이긴 하지만 입시 문제로 전국민이 고통을 겪고 있는 우리로서는 배울 점이 적지 않다.
`얘네들을 누가 말려'는 `범생보다 날라리를 택한 아이들'인 서울예전 학생들의 이야기.
저자 역시 서울예전 문예창작과 출신의 김정대씨(27)로 신구 최종원 반효정 유동근 최민수 박상원 안재욱 김건모 장필순씨 등 숱한 연예 방송계의 스타를 배출한 이 학교의 저력을 분석하고 있다.
`끼'많은 재학생들이 보여주는 갖가지 해프닝과 에피소드도 읽는 재미를 더해 준다.
`나는 공부가 싫어'는 일본의 신세대 여류작가 야마다 에이미씨(38)의 이색적인 소설.
고교생인 주인공 도키다는 사생아 출신으로 술 담배는 기본이고 아르바이트로 일하던 술집 여주인과 섹스 행각까지 벌이는 `악질 문제아'다.
어머니는 바람둥이고 외할아버지 역시 고령에도 불구하고 할머니들을 유혹하곤 하는 문제옹(問題翁).
밖에서 보면 이렇게 전형적인 문제 가정이지만 집안 어른들이 도키다에게 요구하는 것은 단 한가지, "타인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것 뿐이다.
이런 가정 분위기에 힘입어 도키다가 타인은 물론, 자신에 대한 이해력을 높여 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이승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