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Y파일] '저는 용돈도 필요없으니 키워만'
기사입력 1998년 01월 06일 14시 23분
잘나가는 연예인들의 매니저들이 엮어 만든 `스타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는 책자가 시중에 깔리자 이 책에 내용을 담은 8명의 매니저 사무실에는 전화와 방문이 그칠 날이 없다.
김지호가 머물고 있는 매니저 사무실도 예외는 아니다.
상큼한 미소를 지닌 CF의 여왕인 김지호를 처음 만난 것은 평소 알고 지내던 `TV저널'의 양기자로부터 괜찮은 여대생이 있으니까 만나보라고 해서.
덕분에 라디오 방송작가인 김지호의 언니를 알고 그를 만나…. 그때 김지호는 한 달에 30만원만 벌게 해달라는 부탁. 당시 서울여대 학생이던 김지호는 부모님들이 워낙 엄하신분들인지라 아르바이트로 용돈만 조금 벌면 된다는 소박한 꿈을 꾸던 학생. 그러다가 운운.
김지호의 발탁이 결코 계획되어 진 것이 아님을 안 독자들의 끊임없는 전화.
그런가 하면 물어 물어 찾아 와 아예 사무실에 진을 친다.
이쯤 되놓으니 사무실 직원은 지칠대로 지친 상황.
"저는 김지호씨 만큼은 원치 않아요. 한달에 10만원만 주면 되니까요."
"글쎄 아가씨, 이건 한달에 10만원을 주고 30만원을 주고 할 문제가 아니고 일단 연기자로서 자질을 갖췄느냐 아니냐는 문제로서…."
"10만원이 많으면 그럼 그냥 할 수도 있어요. 용돈은 집에서 타도 되거든요. 그러니까 돈에 대해서는 걱정 마시고 제발 연기자로 키워 주세요. 네?"
한 사람을 겨우 설득. 돌려 보내고 한차례 숨을 쉬고 있는데 이번에도 20대 초반의 숙녀 한사람이 사무실 안을 파고 든다.
"저 김지호씨 좀 만나러 왔는데요."
"저… 김지호씨는 지금 촬영 중인데… 실례지만…."
"아… 예. 저… 친구 되는데요."
순간 전화 벨이 `삐리릭'울린다.
"네에. EBM 입니다. 어… 지호씨? 촬영끝났어? 잠시 쉬는 중이라구? 잠깐만 찾아 온 사람이 있는데… 친구라는데? 저… 여기 전화 좀 받아 보실래요?"
전화를 건네 주려는 순간 문제의 여자는 `걸음아 나 살려라' 꽁무니를 뺀다.
"그럼 저 여자도? 오늘은 모두 몇명째야?"
이 역시 연기자가 되겠다고 온 여자. 김지호의 친구로 사칭. 치밀하게 접근전을 시도 했으나 때마침 걸려 온 전화때문에 치밀이고 뭐고 산통을 깬 사람으로 기록된 여자일 뿐이다.
정산（방송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