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가Y파일] 송채환'하느님 새해에는 꿈을 주소서'
기사입력 1998년 01월 04일 16시 30분
SBS TV `소년소녀 가장 돕기 생방송. 97 사랑의 이름으로'에서 배한성, 최영아와 함께 진행을 맡은 송채환은 강부길PD의 마지막 설명을 듣는다.
"작년 96년도에는 모금액이 13억원. 올해는 IMF 체제하에서 어려움이 많겠지만 여러분들이 수고를 해주시면 목표액은 무난히 달성 될 것으로 봅니다."
강PD의 설명이 아니더라도 송채환은 최선을 다할 것을 결심한지 오래.
`오늘은 온몸이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이들을 위해 살리라.'
9시 5분 드디어 1부 시작.
"97년 세밑에 서서 한해를 돌아 보니∼ 우리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그렇지만 소외된 소년소녀가장은 이 겨울을∼ 저희들이 마련한 ARS 방식∼ 700국에 1234로 전화를 거시면 한통화에 2천원이 전화요금에 부가. 시청자의 도움은 곧 내일을 짊어질 우리 아들 딸들이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습니다."
곧이어 사회 저명인사와 연예인들의 애장품 판매, 북한 수석 판매, 연예인들의 다양한 모금현장이 줄줄이 영상으로 연결,소개 된다.
이때까지만 해도 남을 도울 수 있다는 뿌듯함에 기운이 났던 송채환. 그러나 아버지를 잃고 정신 질환을 앓는 어머니, 정신박약아 남동생 용화와 살고 있는 춘천의 소녀가장 장은미.
부모의 버림에 아무 연고도 없는 할머니와 살고 있는 성은이의 다큐멘터리를 본 순간부터 눈시울을 적시고….
작년 9월 엄마가 집을 나가고 지난 5월에는 아버지가 간암으로 세상을 등져 졸지에 삼남매의 가장이 된 인천 영종도에 살고 있는 진영이가 소개 될 때에는 북받치는 울음을 집어 삼킨다.
"시청자 여러분. 이들이 누구의 아들이요, 딸인가요? 당신의 전화 한 통화가 이들에게 내일의 희망이 될 수 있도록 전화 700국에 1234번으로…."
울음을 짓씹으며 1부, 2부, 3부를 힘겹게 진행한 송채환. 생방송인지라 곱씹을 수밖에 없었던 슬픔을 방송이 끝나자 마자 마구 토해내는 사이로 `올해는 작년보다 1억원이 더 많은 14억원이 모금 됐다'는 소식이 들려 온다.
그러나 편치 않은 마음으로 배한성 최영아와 함께 손수건으로 눈물을 묻혀 내던 송채환은 숙연한 기도를 방송이 끝난 스튜디오에 살포시 깔아 놓는다.
"하느님, 철부지 어린 것들이 도대체 무슨 잘못을 했길래 이런 시련을 주시옵니까? 정말 무정하시옵니다. 바라옵건데 무인년 새해에는 이들의 조그만 가슴일지라도 당신의 육신처럼 보살피시와 꿈을 심으며 살게 하소서. 지금까지 철없이 살아 온 송채환이 이렇게 두손 모아 비옵니다."
정산(방송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