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효자는웁니다] 굴절된 '효'사상 되살린다
기사입력 1998년 01월 04일 15시 27분
올초 연극계의 대형 무대는 악극이 장식할 전망이다.
MBC의 `불효자는 웁니다'를 비롯해 지난 92년부터 꾸준하게 악극을 공연하고 있는 극단 가교의 `눈물젖은 두만강'(2월), 삼성영상사업단의 `눈물의 여왕 전옥'(3월)이 잇달아 무대에 오르는 것.
이중 첫 무대는 MBC가 제작, 10일부터 18일까지 서울세종문회회관 대강당에서 공연하는 `불효자는 웁니다'(윤정건 작, 최종혁 음악, 문석봉 연출)가 장식한다.
격동의 세월, 50∼60년대를 살았던 한 평범하고 배우지 못한 어머니의 본능적인 자식 사랑과 조건없는 희생을 통해 오늘날 굴절되어 버린 효의 실체를 되살리는 게 극의 주제.
무대는 1950년 한국전쟁부터 1970년대까지. 전쟁 후 폐허속에서 자식을 키우며 사랑해온 어머니 최분이. 그러나 자신의 삶을 위해 어머니를 잊은 아들 박진호. 그리고 진호와 순수한 사랑을 간직한 여인 장옥자.
이들이 펼치는 슬프고도 아련한 삶에의 애수곡이 바로 `불효자는 웁니다'이다. 신파극의 코믹하면서도 비감어린 대사와 비극에 비극을 더하는 드라마가 인상적인 무대.
지난 1930년대 한 시대를 풍미한 대중악극을 오늘에 되살려낸 무대로 `꿈에 본 내고향' `여자의 일생' `사랑가' `열아홉 순정'등 30여곡의 대중가요가 15인조 악단의 라이브 연주에 의해 관객들의 가슴을 적셔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연출가 문석봉씨는 "질곡의 세월을 살아온 중_장년층의 눈물어린 희생을 통해 굴절된 효의식의 실체를 조명해 보았다"면서 "단순한 혈육의 정이 아닌, 우리 민족의 힘으로서의 어머니의 모습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말했다.
어머니 최분이에 동숭아트센터 제작의 연극 `어머니'에서 호연했던 나문희, 아들 박진호에 개성파 연기자 이덕화, 박진호와 청순한 사랑을 맺는 장옥자에 나현희, 촐랭이에 연극배우 최종원이 출연한다.
여기에 박준규를 비롯해 30여명의 배우들이 등장, 시대별 풍속과 더불어 서민의 애환과 그들만의 독특한 삶의 정서를 만들어낸다. 월∼수 오후 7시30분. 목∼금 오후 3시, 7시30분. 일 오후 2, 6시. (02) 368_15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