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개인보다 팀우선' 최감독의 결단
기사입력 1998년 01월 03일 14시 18분
@…요즘 프로농구 부산 기아에 `고민거리'가 하나 더 생겼다.
모기업은 이미 `부도'가 났지만 그렇다고 팀성적까지 `부도'가 난 것은 아니다.
지난 2일 잠실실내체육관. 관중석을 가득메운 팬들은 기아하면 당연히 떠올리는 "허 재"를 외쳐댔다.
하지만 코트에서 몸을 푸는 기아선수들중에 허 재（33）는 없었다. 왜냐하면 허 재는 벤치에 검정색 파카를 입은 채 조용히 앉아만 있었기 때문이다.
계속되는 허리통증 때문이었을까. 부상이 원인은 아니었다.
허 재는 팀 자체징계를 받아 코트를 밟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최인선 감독은 얼마전 큰 결단을 내려야만 했다.
허 재가 종종 훈련에 불참했지만 그의 기량이 팀에는 절대적이기 때문에 그냥 눈감아 주었다.
그러나 최감독은 구랍 30일 허 재가 또다시 팀 훈련에 불참하자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자체 징계로 2게임 출전정지 명령을 내린 것이다.
그의 기량이 아깝기는 하지만 팀내 여기저기서 터져나오는 불만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명의 스타가 없더라도 팀플레이를 우선할 수 밖에 없었다.
다행히 지난 2일 삼성전에서 허 재가 없어도 기아는 92대81의 큰 점수차로 승리를 거뒀다.
허 재는 아무말도 없었다.
훈련에 불참한 이유를 코칭스태프에게 설명했지만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한다.
허 재가 지난해 11월말 일본에서 치료를 받고 돌아와 기아의 연승을 이끌었을 때만 해도 최감독은 허 재를 감싸안았고 허 재도 이에 보답하겠다는 의지가 보였다.
하지만 시즌이 중반을 넘기기도 전에 벌써부터 들리는 `불협화음'은 2연패를 노리는 `엔터프라이즈호'의 큰 장애가 되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