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친구 자취방 평수를 늘려주자
기사입력 1998년 01월 02일 15시 07분
일부 대학생들 사이에 `자취방 키워주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학생들끼리 돈을 모아 학교근처에서 자취하는 친구의 방 평수를 늘려주는 것.
학생들이 자취하는 친구의 방 크기를 늘려주는 것은 결국은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서다.
학교 근처의 자취방은 동료학생들에게 휴게실이자, 수면실, 회의실, 식당 등 공공의 복지를 위한 다용도시설로 활용되고 있다.
학생들은 강의가 없을 때나 틈날 때마다 비디오, 오디오에 취사시설까지 갖춰진 친구의 자취방을 찾아 편안한 휴식 시간을 갖는다.
이들은 친구의 자취방을 찾을 때마다 음료수나 간단한 먹거리를 사들고 가지만 이것도 하루이틀, 아무래도 점점 눈치가 보이게 마련이다.
이에 자취방을 단골로 이용하는 학생들이 조금씩 돈을 보태 친구의 방 크기를 늘려준다.
어차피 자신들이 이용하는 공간인 만큼 방주인인 친구에게 체면도 서고 보다 넓은 방에서 쾌적하게 시간을 보낼 수 있기 때문.
만일 방주인이 자취방을 뺄 때는 친구들이 모아줬던 돈을 다시 돌려주는 게 기본이다.
한국외대앞에서 자취를 하는 김임수군(외대 경제학과 3년)은 "내 자취방을 이용하는 친구들이 워낙 많아 아예 여관의 이름을 딴 `임수장'이라고 불릴 정도"라며 "들락거리는 친구들이 많아 집주인에게 혼날 때도 있지만, 그래도 친구들이 돈을 모아 조만간 조금 더 큰 방으로 옮겨주기로 해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