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IMF시대 '이색 시무식'
기사입력 1998년 01월 02일 14시 57분
IMF 체제속에 무인년(戊寅年) 새해를 맞는 기업들의 각오가 각별하다.
새해 연휴 산행을 겸한 극기 훈련으로 정신 무장을 강조하는가 하면 일부 기업은 예배를 겸한 시무식으로 사원들의 일체감 조성에 나서고 있는 것.
또 상사와 부하 직원간에 악수를 나누는 의식을 통해 유대 강화에 힘을 쏟고 일부 기업은 시무식도 생략한 채 경제살리기 운동에 나서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우그룹은 금모으기 운동으로 새해를 시작한다.
대우측은 시무식도 허례허식이라는 판단아래 별도의 행사를 치르지 않고 경제난 극복을 위해 각 계열사별로 금모으기 운동에 나서는 것.
특히 (주)대우는 3일과 5일 이틀동안 임직원은 물론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금 모금 운동을 펼쳐 어려운 국가 경제를 살리는 데 일조한다는 각오다.
풀무원은 새해 연휴인 2일 부장급 이상 간부 사원이 회사에 출근, 악수를 나누며 새해의 결의를 다지는 단배식을 치렀다.
`인간적인 기업 문화'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 85년부터 계속하고 있는 이 `의식'은 악수를 통해 직원들간의 유대감을 구축하고 정이 있는 직장을 만들자는 게 그 취지.
홍보실 유인택대리는 "전 사원이 참석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편의상 간부급 사원만 참석했다"며 "살벌한 IMF 시대이지만 신바람나는 직장, 인간적인 직장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삼성 에버랜드는 산행 시무식을 갖기로 했다.
에버랜드는 휴일인 4일 각 사업부별 팀장급 이상 사원 150명이 올해 경영 목표인 도전, 창조 등의 6개조로 나뉘어 겨울 새벽 추위를 무릅쓰고 관악산 등반을 하며 체력과 정신력을 다진다.
오전 6시 등반을 시작, 산정상에서 구호 제창과 선구자 등을 부르며 새해의 결의를 다지고 하산후에는 전 사원이 사우나에서 목욕을 하며 인간적인 만남의 시간을 가질 계획.
홍보팀 안창훈씨는 "지난 96년에 이어 올해 세번째로 치르는 이 행사는 IMF 시대를 맞아 극기 훈련 이상의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신원과 이랜드그룹은 예배를 겸한 시무식으로 새해의 결의를 다진다.
신원그룹은 3일 서울 마포구 도화동 본사 빌딩 예배실에서 전 직원이 참석한 가운데 목사를 초빙, 예배 시무식을 갖는다.
지난해에는 해외 사업부의 임직원들도 모두 참석했으나 올해는 경비 절약 차원에서 국내의 사원들만 참석한다고.
이랜드는 3일 오전 부장급 이상 간부사원들이 서울 신촌 본사 지하 레스토랑에 모여 간단한 예배를 곁들인 시무식을 갖는다.
사목의 인도아래 찬송가와 신년 메시지를 전하며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시무식 행사를 치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