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수훈] '알고보니 물건이네'
기사입력 1998년 01월 02일 14시 26분
"준척인 줄 알았더니 월척이네."
새해를 맞은 프로농구 청주 SK 안준호 감독의 얼굴에 미소가 가득하다.
지난 2개월여 동안 굳은 표정으로 일관하던 안감독이 득의에 찬 웃음을 짓는 것은 똑소리나는 `이적생' 때문이다.
선수등록 마감일인 구랍 25일 기아로부터 전격 영입한 전수훈(25．1m95).
안감독은 전수훈을 `복덩이'이자 `SK의 새희망'이라고 표현한다.
안수훈은 SK로 이적한지 3일만인 구랍 28일 동양과의 경기에서 팀에 복 하나를 선뜻 안겼다.
전수훈은 10분간의 짧은 출전시간 동안 10득점 2리바운드의 수훈을 올렸고, SK는 전의 수훈으로 프로통산 정규경기(연장제외) 한팀 최다득점인 128득점을 기록하며 17일만의 승리를 만끽했던 것.
그리고 30일의 삼성전은 전수훈 자신은 물론 SK에 `최고의 날'이었다.
프로데뷔 이후 자신의 최장출전시간인 32분34초 동안 16득점, 8리바운드를 올렸고, SK는 팀창단 이후 첫 2연승의 쾌재를 불렀기 때문이다.
입단과 동시에 팀의 2연승이었다.
전수훈의 이적과 함께 SK가 연패의 늪에서 탈출하며 연승의 꿈을 가득 품게 된 건 우연이 아니다.
전수훈은 SK가 그토록 찾던 골밑싸움에 능한 선수였고, 이에 따라 그동안 상대팀 수비의 표적이었던 발군의 용병 레지 타운젠드의 운신 폭이 넓어지면서 SK는 `공포의 팀'으로 변한 것이다.
"지금같은 플레이라면 당연히 우리팀의 주전감"이라는 안감독의 말처럼 전수훈은 벌써부터 SK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클리프 리드와 김유택 등의 그늘에 가려 기아에서 `벤치 워머'로 전락했던 전수훈은 이제 SK의 신생 돌풍을 이끌어갈 `태풍의 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