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수] '2백만원 깍는대신 2년으로 못박아달라'
기사입력 1998년 01월 02일 14시 21분
"오늘은 깎아라. 그대신 내일을 달라."
LG 김용수(38)가 연봉 삭감을 자청하고, 대신 다년 계약을 요구하고 나섰다.
올해 연봉을 작년보다 200만원 깎은 1억2천만원으로 묶는 대신 내년까지 똑같은 대우를 보장해 달라는 것.
연봉 1억2천만원에 2년간의 다년 계약 요구다.
당초 구단은 동결을 불렀다.
작년 김용수는 28경기 177⅔이닝을 던져 12승(8패)을 따냈다.
팀내 최다 이닝 등판과 최다승을 기록해 노력점수, 팀공헌도에서 고루 으뜸이다.
최근 2년동안 국내 `연봉킹'에 올랐던 김용수는 올해도 섭섭지 않을 만큼의 연봉 인상을 기대했다.
그러나 지난달말 2차협상 테이블에 올라온 구단의 제시안은 동결.
"최고 연봉 선수의 최고 활약은 당연하다"는 논리, 여기에 `IMF 한파'가 거들어 빡빡한 계산이 나왔다.
이에 맞서 김용수는 자진 삭감을 포함한 2년간의 다년 계약안을 내놓았다.
최고액 연봉선수로서 삭감에 사인해 구단의 명분을 살려주고 대신 실속을 선택한다는 계산이다.
이상훈의 자리가 비어버린 LG 마운드의 현실은 차기 마무리 대안으로 유력한 김용수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준다.
김용수는 체력관리에서 유리한 선발을 선호하지만 "팀의 요구라면 부담스러워도 다시 마무리를 맡겠다"는 입장.
대신 높아진 기대치에 걸맞은 적절한 보상을 바란다.
구단은 일단 김용수의 요구를 현실적이라고 평가하지만 서른여덟의 나이 때문에 다년 계약에는 신중하다.
구단은 다음주쯤 3차협상에서 입장을 밝힐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