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버는아이디어] 정년후 사업
기사입력 1997년 01월 06일 14시 40분
회사의 오너이거나 특별한 인척관계가 아닌 이상 60세가 된 사람은 일단 회사에서 정년 퇴직시켜 버리는 것이 사회제도인가 보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60세가 넘어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인생설계가 정년이 되기 몇 년 전에 준비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나는 아직 마흔 살 밖에 안돼 60세 이후의 이야기는 감이 잘 안잡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앞으로 우리나라도 점점 더 이런 건강한 노년층이 많아져 큰 사회문제가 될 게 뻔하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대책은 정부나 경제인들이 알아서 하시겠지만 그것만 믿었다가는 큰코 다치는 게 현실이다. 내 개인적인 생각은 정년에 관한한 절대적으로 개개인이 차곡차곡 준비기간을 가져야 한다는 쪽이다. C씨의 경우를 예로 들어보자. 공무원이었던 그는 아예 50대에 들어서면서 정년 후의 사업을 착실히 준비한 케이스다. 도청에 근무하던 그는 장녀가 여대에 들어간 뒤 유학을 갔을 때 에서 단기 홈스테이를 했던 것을 보며 나도 일본에 온 외국아이들에게 홈스테이만을 해야겠구나, 하고 결정을 내렸다. 잠깐 내 의견을 이야기해 보면(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외국 유학을 하면서 그냥 살벌하게 하숙이나 자취를 하는 것보다 그 나라의 어떤 전형적인 집에서 살며 그 나라를 느끼는 것이 더 유익한 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돈 되는 얘기는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이 무수히 많기 때문에 만약 홈스테이 전용관을 두면 많은 유학생들이 그곳을 택할 것이란 것이다. C씨는 이렇게 결정한 뒤 자유로운 시간을 많이 갖기 위해서 잔업이 없는 보직을 찾았다. 그래서 도내 도서실 근무를 자청한다. 출세주의와는 전혀 상관없는 보직. 그동안 공무원으로서는 엘리트 코스를 달리던 그가 느닷없이 한직에 신청서를 낸 것을 보며 동료들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러나 그는 도립 도서관 총무부장의 사령을 받은 다음날부터 외국 유학생 한 명을 집에 받아서 부인과 함께 홈스테이 일의 첫발을 내디뎠다. 이것은 좋은 교훈이었다. 식사를 같이 하고 집안 일을 일부러 시키는 것이 학생에게도 일체감을 준다는 사실을 깨우치며 노하우를 쌓았다. 학생을 편하게 해주면 오히려 향수병에 걸리는 것이다. 그는 58세에 정년퇴직, 퇴직금으로 2천7백만엔을 받았다. 부인과 의논한 뒤 그는 계획대로 집 옆에 땅 50평을 사고 유학생 숙박시설을 신축하는데 퇴직금을 모두 썼다. 결과는? 70세인 C씨는 올해로 15년째의 홈스테이 사업을 하고 있고 그의 아이들(?)은 49개국에 2백여명을 헤아린다. 전세계에 그의 자식들이 살고 있는 것이다. 이 어찌 즐거운 일이 아닐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