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옆에 탄 여자 누구야?
기사입력 1997년 01월 05일 14시 17분
서울서 외곽으로 벗어나는 경춘가도나 남양주 국도는 특징이 있다.
도로가 시원스레 뚫려 있어서 자동차 드라이브 맛이 제법 쌈쌈하고 주위에 예쁘게 지은 숙박업소(러브호텔)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런 곳은 밤보다 낮에 손님이 훨씬 많다고 하는 걸로 봐서, 그 길에 들어서면 낮잠이 마구 쏟아지는 신비한 현상이 일어나는 모양이다. 또 하나 경춘가도, 남양주 등지의 길의 특징이라면
경찰이 세워둔 무인 카메라가 곳곳에 서 있다는 것이다.
규정속도이상의 속력을 내는 과속 차량은 이 카메라가 여지없이 찍고 만다.
16배 룸 렌즈로 당겨서 찍으면 번호판의 글자뿐 아니라 운전자 그리고 옆자리의 동승자 얼굴까지도 제대로 촬영이 된다는 것이다.
운전자는 카메라의 플래시가 터지면 몹시 당황을 하는데 문제는 벌금이 아니다.
집으로 고지서와 함께 `증명사진'이 날아오니 미칠 수 밖에.
특별한 관계에 있는 사이(애인이 아니겠어?)의 사람이 부인에게 대번에
들통이 나고…. 그 뒤 상황은 집집마다 조금 다르겠지만 난리가 아닐 것이다.
그런데 경찰청은 운전자들에게 마음을 놓으라는 친절한 안내를 하고 있다.
옆좌석의 애인 얼굴 사진은 지우고 발송을 해 주겠다는 것이다.
사진촬영의 목적이 교통법규 위반을 단속하자는 것이지 남의 사생활을 들춰
보자는 의도는 없기 때문이란다.
마음 놓고 과속을 하라는 것인지 바람을 피우라는 것인지….
어느 집에 과속단속에 걸린 차량의 사진이 운전자 옆에 탄 수상한
인물의 얼굴을 가린 채 우송돼 왔다.
여: "여보！ 까맣게 가려진 이 년 누구예요?"
남: "허 참！"
여: "왜 딴 소리예요? 당신이 방송 MC 허 참씨를 알기나 해요?！"
남: "어이없고 입 맛 써서 뱉은 소리야！"
여: "쥐도 새도 모르게 한 일인데, 들통이 나서 그래욧?"
남: "자꾸 따지지마. 나 참！ 난 왜 이다지도 재수가 없을까…?"
여: "아니 이이가！ 바람 피우다 잡힌 꼼짝 못할 증거를 보고 재수가
없다니…."
남: "아직도 생각 안나? 당신 친정 에 다녀오다가 당신이
설사가 급하대서 과속 했다가 찍힌 사진 아냐?！ 그 잘난 당신 얼굴은
왜 가렸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