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틱 뮤지컬] 바디샵
기사입력 1997년 01월 05일 14시 15분
`뮤지컬인가? 밤무대 쇼인가?' 최근 대학로 아트홀에서 개막한 뮤지컬 `바디 샵'은 출연배우들이 실제 밤무대 쇼걸들을 뺨치는 연기로 관객들로부터 묘한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한국연극협회(정진수)가 이른바 `뒷골목 연극'의 외설성이 짙은 작품에 대한 대안으로 `작품성이 높은 에로틱 연극'으로 지정, 관극을 권장하는 특혜(?)를 받고 있는 무대다. 월터 마크스 극본, 작곡, 편곡의 미국 뮤지컬로 정진수 번역, 강영걸 연출, 박상규 안무로 극단 대중이 제작하여 국내 초연. 극의 내용은 `바디 샵'이라는 술집을 배경으로 이곳에 출연하는 스트립댄서들의 슬픈 삶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사회로부터 상처입은 영혼들의 노래인 셈. 술집에서 일하는 뜨내기 인생들인 스트립댄서들이 우울한 과거(성폭행, 가출 등)를 이겨내고 나름대로 자신들의 꿈과 희망을 위해 살아가는 모습이 펼쳐진다. 실제 성인클럽의 무대를 연상시키는 공간위에 다양한 경력과 자신만의 특기를 지닌 스트립 댄서들이 등장, 거의 반라 상태로 성인클럽에서나 볼수 있는 쇼들을 보여준다. 미국 공연에서는 전 배우들이 노골적인 전라로 출연해 화제를 불러 일으켰었다. 그러나 극단 대중의 공연은 그 아슬아슬한 맛만 보여줄 뿐이다. 배우들의 전라출연을 기대한 관객들에게는 화끈한(?) 만족을 주진 못하고 있다. 극단 측은 "원작의 구성상 전 배우가 심한 노출상태로 출연해야 하나, 국내공연은 원작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안무처리와 연출력으로 예쁘게 꾸몄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작에는 비할 바 못되지만, 스트립 댄서들의 야한 춤과 섹시한 노래 등은 야할만큼 야하다는 게 작품을 본 관객들의 소감이다. 특히 출연배우들의 춤 솜씨는 뮤지컬 무대인지, 실제 밤무대 쇼인지 모를 정도로 일품이라는 게 중론. 하인수, 김소영, 홍경희, 신수진, 박영숙, 김종임은 실제 스트립 댄서같은 묘기와 춤동작을 선보여 관객들의 눈을 의심케 했다. 여기에 이승철의 든든한 뒷받침도 눈길을 끌었다. 한 관객은 "출연배우가 가슴을 드러내는 장면에서는 상당히 놀랐다"면서도 "전체적으로 밑바닥 인생들의 슬픈이야기에 가슴이 쓰려왔다"며 관극소감을 말했다. 뉴욕 타임스의 비평처럼 `보기만 하고 만지지는 말아야 할 무대'다. 3월 2일까지. 평일 오후 4시30분, 7시30분. 토 일 오후 4시, 7시. 744－933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