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띠해] 쇠고기부위 얼마나 아시나요
기사입력 1997년 01월 03일 15시 18분
안창, 차돌백이, 제비추리, 간바지, 치맛살, 사태, 설도, 채끝, 홍두깨, 양지…. 쇠고기 전문식당에 가면 식단표에서 볼 수 있는 `쇠고기' 이름이다. 그러나 전문가가 아니면 정확하게 낱말의 뜻을 알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쇠고기 부위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만 알아도 상당한 수준에 도달한 식도락가라고 할 수 있다. 쇠고기 가운데 가장 구하기 힘든 것은 제비추리와 간바지, 안창. 흔히 `소 한마리에 주먹만큼' 나오는 부위다. 제비추리는 등심 가운데 가장 머리에 가까운 윗부분에 있는 살로 등심보다 부드러운 맛을 자랑한다. 안심추리라고도 하는 간바지살은 거의 운동을 하지 않아 부드러운 안심 가운데서도 가장 연한 부위다. 소 한마리에 5∼6㎏밖에 나오지 않는 안심 가운데서 더 부드러운 살을 추린 것이 간바지살이다. 안창살은 갈비 안쪽에 붙어있는 살로 부드럽기가 간바지나 제비추리에 뒤지지 않는다. 사태는 다리와 몸이 이어지는 부위를 둘러싸고 있는 고기로 결이 고와 육회용으로 좋으며 사태에서 가장 큰 근육을 아롱사태라고 한다. 채끝은 등심 바로 뒤에 붙어있으며 치마 주름 모양의 치맛살도 채끝 가운데 하나로 생고기나 로스구이, 스테이크에 알맞다. 설도는 뒷다리 사태 바로 윗부분의 살로 고기 결이 조금 굵지만 부드러워 장조림이나 육포, 산적을 만드는 데 쓰인다. 홍두깨는 소 엉덩이에 있는 우둔 가운데 하나로 로스구이용으로 적합하다. 양지는 앞가슴과 배, 바닥 부위의 살로 지방이 많고 고기결은 부드러워 국거리로 알맞다. 양지의 일부인 차돌백이는 돼지고기의 삼겹살과 흡사해 인기가 높다. 이처럼 많은 부위 가운데 어느 부위가 가장 맛있을까. 개인 취향과 조리방법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한마디로 단정할 수는 없다. 서울 청담동 태평관 주방실장 정근모씨（35）는 "먼저 특정부위를 주문하지 말고 식당에 있는 고기 가운데 가장 좋은 것을 달라고 하는 게 맛있는 고기를 먹는 비결"이라고 귀띔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