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자옥] 병이 아니라 진짜 공주마마
기사입력 1997년 01월 03일 15시 13분
`공주' 탤런트 （48）이 정월 초이틀 동료 연예인들과 직원 등 3백20여명에게 점심을 사 정초부터 방송가의 화제로 떠오르고 있다. 은 지난 2일 오전 11시 본사 1층 식당 식권 판매대에 "오늘은 공짭니다. 1장씩 그냥 집어가세요. "이란 메모를 붙여놓고 식사를 하러 내려온 모든 이들에게 점심을 제공했다. 식권을 1장씩 집어들고 지하 구내식당으로 내려가던 사람들은 "무슨 일이냐"라는 말을 서로 주고받았지만 제대로 이유를 아는 사람은 없었다. "특별한 이유는 없어요. 새해 처음으로 일하러 나오니 남들 쉬는 날 고생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작은 일이나마 여러 사람들이 기뻐할 일이 없을까 생각을 했죠." 은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 촬영을 위해 나온 터라 은경표 PD와 의논을 했고 "팀원들과 회식이나 한번 하자"는 말에 "그럴 바엔 한번 크게 해 보자"는 생각을 굳혔다고 한다. 말리던 은PD와 함께 식권 판매대로 달려가 방을 써 붙이고 1착으로 구내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이것 봐요. 휴일인데 몇명이나 나왔겠어. 많아야 한 2백명 될거야." 1장에 1천5백원짜리 식권이라 겁날건 없었다. 그러나 정초 연휴라 주변에 제대로 문을 연 식당도 없어 이용객은 만만치 않았다. 3백20여명. 밥값으로 49만원을 냈지만 "조금도 아깝지 않았다"는게 의 말이다. "시쳇말로 하룻밤 술값도 안되는 돈인데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 있겠느냐"는 게 의 소감이다. 사람들이 한창 의아해 하고 있을 때 분장실로 청소 아주머니들이 찾아와 "우리도 먹어도 되는거냐"고 물었고 은 대뜸 창구로 달려가 화를 냈다. "어디 칭찬받자고 하는 일도 아니고 바로 저렇게 고생하시는 분들께 밥한끼 대접하자는건데 누군 되고 누군 안된다면 어떡해요. 말도 안되지." 이번엔 인사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얼굴 아는 사람들은 모두 분장실로 올라와 인사를 건넸고 생면부지의 사람들도 전화를 걸어 "보도국인데 점심 잘 먹었다"라는 인사를 아끼지 않았다. 은 지난 95년 SBS 일산 스튜디오에서도 한번 실행한 적이 있다며 "그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식사해줘 고맙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날 에선 하루종일 의 `기행'이 화제가 됐다. 돈이 문제가 아니라 그 `통'의 크기가 정말 `공주마마'나 돼야 할수 있는 행동이란 것. 이런 `공주'라면 단연 환영이란게 공통된 의견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