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아] 97신인상 내거야!
기사입력 1997년 01월 03일 14시 35분
76년 1월20일생. 계원여고 미술과 졸업. 1m65, 48㎏, 32－23－32. `라피도'의 다리모델로 데뷔한 이후 `두엔비' `크라운 베이커리' `롯데리아' 등의 CF모델로 활동. 지난해 1천여명의 신인공모를 통해 이미지 무비 `쁘아종'(박재호감독－대림영상제작)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돼 화려하게 데뷔한 스크린의 신데렐라 이수아는 올해 이 프로필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한다. `신인여자연기상 수상'. 타락과 순수의 양면적 관계를 섹스로 풀어 인간과 사랑의 본질을 파헤친 영화 `쁘아종'은 이수아에게 더없이 잘 어울리는 작품이었다. 지난 연말 4개월여의 촬영을 모두 끝낸 후, 이수아는 속으로 "다시 이런 영화를 만날 수 있을까" 했을 정도다. 무엇이 이수아를 미치게 했을까.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지만 촬영을 계속해가면서 사회의 편협한 가치관에 반항하는 젊은 군상의 모습이 바로 내 자신의 모습임을 깨닫게 됐지요. 유머와 독설, 상실과 허무, 그리고 순수와 섹스까지도 말이에요." 이수아는 `쁘아종'의 서린역을 표출하는데 몸을 아끼지 않았다. 어린 시절 엄마에게 버려진 이후 누구도 믿지 않는 서린에게 이수아는 한없는 연민을 느끼고, 끝내 동화됐다. 이수아가 서린이고, 서린이 이수아였다. 영화 속에서 만나는 두 남자. 정일(박신양)과 영수(). 세상과 타협하지 않는 순수한 영혼의 정일과는 꿈을 꿀 수 있지만 타락의 상징인 영수에게서는 복수를 배울 뿐. 섹스도 마찬가지. 정일과는 사랑의 언어요, 환희의 극치였으나 영수에게서는 더러운 탐욕과 배설의 의미 이상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수아는 두 얼굴을 극단적으로 드러냈다. 악의 화신처럼 다가온 에게 머리채를 잡힌 채 뭇매를 맞으면서도 입가에 미소를 머금었고, 시퍼렇게 깨지고 멍든 육체를 정일에게 맡기고선 소리없이 흐느꼈다. 백치미와 퇴폐미를 고루 갖춘 여인, 서린으로 사는 동안 이수아는 막연하게만 느껴오던 사랑의 의미도 어렴풋이 알게 됐다. 그러나 자신을 따뜻하게 안아줄 남자가 사무치게 그리워질 무렵, `쁘아종'도 끝이 났다. "어른이 된 느낌이에요. 이젠 어떤 역할도 해낼 수 있을 것 같아요." 얼마전 이수아는 외국화장품인 폰즈 크린싱크림의 CF를 찍었다. 여기에서는 귀엽고 발랄한 여인의 이미지를 발산했다. 스키장에서 스노보드를 신나게 타고 내려오다가 `꽈당' 넘어지고난 뒤, 살짝 웃어주는 미소는 백만불짜리. 이수아의 변신은 어디까지 계속될까. 오는 2월 하순 `쁘아종'의 개봉으로 시작될 97년은 이미 `이수아의 해'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