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야구] 최강 넘보지 마라
기사입력 1997년 01월 03일 14시 05분
`최강 자리는 넘보지 마라.' 미국 말린스가 올시즌 내셔널리그 동부조의 평정을 외치고 있는 가운데 현 챔피언 애틀랜타 는 코방귀를 뀌고 있다. 풋볼팀 돌핀스와 아이스하키팀 팬더스까지 소유한 거부 후이젠가는 엄청난 투자로 이미 플레이오프 진출권을 매입했다는 평을 듣고 있다. 스토브리그 동안 6명의 자유계약선수들을 잡아들이며 쓴 돈은 약 7백50억원. 우완투수 알렉스 페르난데스, 스위치 타자 보비 보니야, 우타자 모세스 알로와 각각 평균연봉 5백만달러가 넘는 장기계약을 체결했다. 또 짐 아이젠라이크, 존 칸젤로시 등 베테랑 타자들과 좌완의 구원투수 데니스 쿡도 끌어들였다. 남부 의 야구팬들은 96시즌 80승82패의 성적은 잊은지 오래고 말린스가 의 왕관을 쟁취할 것으로 기대가 크기만하다. 최강의 를 제친다는 것은 즉 내셔널리그를 평정한다는 뜻이므로 창단 5년째인 말린스 팬들로서는 꿈에 부풀지 않을 수 없다. 양팀의 전력을 냉정히 분석하면 어떤 전망이 나올까? 우선 투수력을 비교하면 존 스몰츠, 그레그 매덕스, 톰 글래빈 등 지난 6년간 사이영상을 독식해버린 의 트리오가 돋보일 수 밖에 없다. 96시즌 1.89로 방어율왕에 오른 케빈 브라운이나 알 라이터, 그리고 출신의 페르난데스 3인방도 결코 만만치 않지만 는 대니 네글이라는 4번째 투수까지 발군이다. 투수력에서 약간 밀리는 말린스는 포수를 비교하면 현격히 뒤진다. 의 하비 로페스는 23홈런 69타점을 기록한 반면 수비력이 뛰어난 말린스의 찰스 존슨은 13홈런 37타점으로 공격력에서 큰 차이가 난다. 1루 자리는 프레드 맥그리프(28홈런 107타점)와 말린스의 제프 코나인(26홈런 95타점)이 우열을 가리기 어렵고, 2루 자리의 마크 렘키와 말린스의 루이스 카스티요도 백중세를 보인다. 말린스는 3루를 새로 영입한 보비 보니야에게 맡길 심산인데 보니야는 지난 시즌 에서 28홈런 116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의 신세대 거포 치퍼 존스(30홈런 110타점)는 타격의 정교함은 물론 수비력에서 보니야를 압도한다. 지난 시즌 신인랭킹 2위인 에드가 렌테리아가 지키는 유격수 자리는 말린스가 유일하게 우세를 보이는 포지션으로 부상이 잦은 의 노장 제프 블라우어스는 하락세. 양팀의 외야진은 올스타를 망라한 화려한 진용을 갖추고 있는데 역시 근소하게 가 우세하다. 말린스의 좌익수 개리 셰필드는 우익수를 맡을 알로와 보니야의 가세로 다시 한번 타격 3관왕 도전이 가능해졌다. 의 좌익수 라이언 클레스코도 34홈런 93타점으로 뛰어나지만 42홈런, 120타점, 3할1푼4리의 셰필드에는 부족하다. 중견수 자리는 의 마키스 그리슴과 말린스의 드본 화이트, 우익수 자리는 알로와 의 신예 앤드루 존스가 맡고 있는데 각각 가 우세를 보인다. 결국 가 4포지션과 투수력에서 앞서 2포지션만 우위인 말린스보다는 여전히 한 수 위의 전력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엄청난 물량 공세로 말린스가 플레이오프 진출도 가능할 정도로 전력이 급상승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정상을 넘보기에는 애틀랜타의 위세가 너무 당당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