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조경택] 음지에서 양지로
기사입력 1996년 05월 29일 15시 24분
## OB서 이적 독수리둥지 안방차지 "팀내 타점 3위를 안 믿으면 누구를 믿어…." 28일 청주 해태전.
3-2로 앞선 8회말 1사 1루에서 감독은 7번 강석천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다. 강석천은 타격감각이 팀내 서열 3위안에 드는 선수.
그런대도 강감독은 8번 조경택을 믿고 과감히 번트를 지시했고 결과는 좌전적시타로 이어졌다. 92년 OB에 입단해 95년 한화 유니폼을 입은 그가 이토록 관심을 받은 것은 기억에 조차 없다. 확실히 조경택(26)은 `황금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이날 3타수3안타에 2타점을 올린 그는 당초 불펜포수였다.
OB시절도 만년후보였고 한화에서도 마스크를 쓸 기회가 없었다.
그러나 주전인 강인권이 어깨부상에 시달리는 사이 `대역 인생'을 멋지게 성공시켜 일약 주연으로 떠오른 것. "음지에서의 아픈 기억을 잊을 수 없다"는 그는 (18점) (17점)에 이어 타점 3위(16점)를 달리고 있다. 타율도 2할5푼을 오르락 내리락해 `중심타자 못지않은 8번'으로 인정된 상태다.
또 본업인 홈플레이트 사수도 갈수록 재미를 붙이고 있다.
야구가 잘되니 사는 것도 즐겁다.
고교때 만나 지난 연말에 결혼에 골인한 부인 권희옥씨는 원주에서 은행에 다니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전화로만 사랑을 속삭이는 안타까운 처지다.
그러나 조경택은 이제 부인 권씨에게 "조금만 참으라"며 자신에 찬 말을 하고 있다. 방망이에 잔뜩 물이 오른 조경택은 이제 팀내 타점 1위를 도전목표로 정한 상태다. < 청주=이상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