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소식] 지금 프로구단은...
기사입력 1996년 05월 27일 14시 40분
##협찬-후원요구‘밀물’ ##예산없어 ‘정중한 거절’에 땀 뻘뻘 "격려금 좀 줄 수 없습니까." "축구공 몇개만 후원해 주십시오."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의 부천 구단 사무실.
서울지역의 모 조기회 회장이라고 밝힌 사람이 전화를 걸어와 "2002년 월드컵 유치기원 대회를 열 계획이니 에서 지원을 좀 해달라"며 여러가지 요구사항을 내놓았다.
구단사무실에는 이런 전화가 이달들어 하루 10여통씩 걸려온다.
뿐 아니라 나머지 프로축구 8개구단도 사정은 마찬가지.
요구사항도 기념뱃지와 모자 T-셔츠 사인공에서 부터 광고비 협찬까지 다양하다.
구단 관계자들은 "행사의 취지가 좋은 만큼 지원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추가 예산을 확보하기가 쉽지않아 이들의 요구를 하나도 들어주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구단직원들이 이들의 요구를 거절하는 과정도 쉽지않다.
월드컵 유치를 바라는 국민들의 열기에 높아가고 있는데 프로구단들이 비협조적이라는 오해를 살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구단직원들은 읍소(泣訴)형의 정중한 답변을 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구단 사정이 매우 어렵습니다. 이번 한번만 이해해 주십시오."
울산 현대의 이철근 사무국장은 "중소기업체들이 스폰서 비용을 제공하고 선수들에게 자사 유니폼을 입혀보고 싶다는 의사도 심심찮게 타진해오고 있는데 연초에 이미 스폰서 계약이 끝난 상태라 이 또한 정중히 거절하고 있다"면서 "축구에 대한 이같이 높은 관심이 앞으로도 계속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