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교실]맑은 날은 강하게 비온 날은 가볍게(37)
기사입력 1996년 05월 25일 14시 30분
파4의 홀에서 멋지게 쏘아올린 세컨샷이 그린 옆 벙커에 빠졌다.
은근히 투온을 바라면서 목을 빼고있던 아마추어로선 완전히 김이 샐수 밖에 없다. 버디를 노리려다 보기도 어렵게됐으니.
요즘 날씨에는 벙커의 변화도 만만찮다.
새벽에는 모래판에 이슬이 남아있고 오후에는 바싹 말라 푸석거리가다 저녁에는 빗줄기가 흩뿌리는 경우도 흔하니.
이런 때 일수록 벙커에서 신중해야한다. 벙커에 공이 빠졌다면 우선 발바닥으로 모래밑을 후벼파면서 촉감으로 사질(砂質)을 체크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다음 눈으로 공의 라이를 읽는다.
여기서 강조하려는 것은 이때 공이 놓여있는 곳의 요철만 보지말고 공이 그곳까지 굴러간 자국도 함께 관찰하라는 것이다.
공이 모래 위에 반듯이 놓여있으면서 굴러간 흔적이 얕은 선(線)으로 보이면 이는 모래가 젖어있거나 바닥이 단단하다는 반증이다.
이때는 강한 스윙 대신 공만 가볍게 떠낸다는 기분으로 샌드샷을 하면 된다.
거꾸로 공이 모래속에 일정부분 파묻혀있고 멈추어선 곳까지 굴러간 자국이 지렁이 기어가듯 패여있다면 모래는 바싹 말라있다는 얘기다.
이때는 공 뒤쪽의 모래를 폭발시키는 익스플로우전 샷으로 탈출해야한다.
새벽이슬이나 지나가는 가랑비로 모래밭 거죽이 젖었을 때는 꼭 발로 모래밑을 파서 속까지 젖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