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화> 동풍(東風)은 용(龍)을 부르는가⑭
기사입력 1996년 05월 23일 16시 21분
사내는 집요하게 여인의 가슴을 파고 들었다.
"아…."
여인은 달콤한 신음을 토했다.
눈빛은 몽롱하였고 환희에 가득찬 얼굴은 형용하기 어려운 도화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가녀린 교구(巧構)가 파랑 칠 때 마다 후꾼한 열기가 내뿜어졌다. 여인은 정녕 우물(尤物)이었다.
이마에 송골송골 맺혀 있는 땀방울 하나까지도 아름다웠다. 달빛에 어리는 하얀 피부는 눈이 부셨다. 그 도발적인 살결위로 사내의 입술이 지나갔다.
"하학…."
여인에게서도 뜨거운 입김이 새어나왔다. 여인의 육감적인 나신이 부르르 경련했다. 그 떨림은 견디기 어려운 자극을 사내에게 가져다 주었다.
동반하며 사내의 아랫도리를 팽창시켰다. 참을 수 없다.
흥분은 사내의 정수리부터 발바닥의 용천혈에 이르기까지 섬광처럼 관통하고 있었다. 찌익-.
여인을 가리고 있던 비단 천조각이 찢겨져 나갔다. 태고(太古)의 신비를 간직한 비림(秘琳)이 달빛에 수줍어 하고 있었다. 사내는 더욱 격렬해졌다.
젖가슴을 자극하던 그의 입술이 서서히 이동하기 시작했다. 가슴에서
배로, 그 배에서 자꾸만 아래로......
여인은 사내의 머리카락을 움켜쥐었다. 제지할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
사내 역시 멈추지 않고 있었다. 여인이 눈을 감았다.
이번에는 사내의 손길이 거슬러 올라오고 있었다.
여인의 봉긋한 젖가슴이 사내의 양 손아귀에 우악스럽게 잡혔다. 풍만하지도 빈약하지도 않은 유방(乳房)에 이르렀다. 부드러우면서도 따스했다. 좋았다.
잔잔한 쾌감이 온 몸으로 번져오고 있었다. 평생을 이런 기분속에서 살고 싶다고 여인이 생각했다. 때로는 사람들의 생각이 일치하지 않는다. 사내의 경우도 그러했다. 그는 거의 무의식속에서 오로지 본능적인 행동에 충실할 따름이었다. 사내는 여인을 더욱 뜨겁게 안았다. 그때마다 여체는 무섭게 동요하고 있었다.
여인은 원했다. 간절히 원했다.
사내의 얼굴을 여인이 들어올렸다. 사내 역시 준수한 용모였다. 비범한 신색이었으나 눈빛은 타락해 있었다. "어서…."
여인이 주문하였다.
사내는 허리춤을 내리고 여체위에 몸을 실었다. 여인은 꽃잎을 활짝
벌리고 기다리고 있었다.
드디어 그들이 결합되려는 순간, 문득 사내의 눈길이 벽에 걸려있는
칼을 스쳐갔다. 놀랍게도 그 검은 신검(神劍)이었다. 그렇다면 이 사내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