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헌] 안면 마비치료‘약손’몰려 곤혹
기사입력 1996년 05월 23일 16시 03분
▣... 국가대표 남자배구팀의 `주포' (24.써비스)은 불과 며칠전만 해도 전화벨 소리만
울리면 깜짝깜짝 놀랐다.
지난달 14일자 신문에 자신이 7년동안 안면근육 마비 증세를 앓아왔고 최근들어 고통이 부쩍 심해졌다는
보도가 나간 후 전국 각지에서 `약손'을 자처하는 사람들의 전화가 쇄도했기 때문이다.
이들이 제시하는 치료 방법은 그야말로 각양각색.
어떤 이는 "침 한방이면 깨끗하게 원래 모습을 찾을 수 있다"며 침술을 권유하는가 하면 "집안 대대로
전해오는 비약이 있는데 몇알만 먹으면 금세 나을 수 있다. 당장 내가 있는 곳으로 내려오라"고 명령조로
말하는 사람도 있었다.
처음에는 혹시나 좋은 치료법을 찾을까하고 인내심을 갖고 전화가 올 때마다 열심히 들었던 도
자신이 느끼기에도 신뢰성 없는 처방을 내놓는 사람이 많아지자 요즘들어서는 되도록이면 전화를 피한다.
이러다보니 진짜 좋은 처방법을 가지고 있지만 과 접촉하기가 거의 힘들어진 사람들중에는 "나한테
맡기면 정말 완벽하게 고칠 수 있다"며 신문사에 호소해 온다.
서울 서초동에서 종합체질개선센터를 경영하고 있는 백일홍씨와 안산에서 한의원을 하고 있는 장삼영씨가
대표적인 케이스.
두 사람은 "선수의 소속팀인 써비스팀의 주치의나 국가대표팀 전담닥터와 상담할 자리를
마련해주면 우리의 치료법이 얼마나 효과적인가를 설명할 수 있다"며 완전치료를 자신하고 있다.
이들은 "과 한마디라도 하기 위해 현대배구단 사무실과 숙소에 여러차례 전화를 했지만 `은
지금 없다'는 대답만 들었다"고 안타까워했다.
은 지난 21일부터 시작된 대표팀의 합숙훈련에 합류, 현재 태릉훈련원에 입촌해 있기 때문에 전화
통화가 불가능했던 것.
"신문에 기사가 나간 후 저에게 보내주신 관심에 감사드리지만 을 앞두고 있어 당장은
치료받을 시간이 없다"는 은 "올림픽 이후에 공개적으로 치료를 요청할테니 그 때 다시한번
도와주시길 바란다"고 정중히 간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