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정삼흠 '나만 나가면 비가오니 …'
기사입력 1996년 05월 22일 14시 45분
○…"비는 정말 싫어." `부엉이' (36)이 또 `비의 악령'에 시달리고 있다.
21일 전주 쌍방울전이 새벽의 집중호우로 취소되자 가장 애간장을 태운 사람은 바로 이날 선발등판할 예정이었던 그였다.
"난 복도 없어. 어째 수상하더라 했지."
경기취소가 결정되자 은 질끈 눈을 감아 버렸다.
작년 그는 팀내에서 가장 큰 `수해(水害)'를 입었다.
선발 등판하는 날만 되면 비가 내려 9차례나 경기가 취소됐던 것.
등판일이 뒤로 밀려 잘 맞춰놨던 컨디션도 엉망이 되기 십상이었다.
4년연속 10승대에서 작년 8승에 그친 `변명'도 됐다.
그러나 이덕에 은 `움직이는 기상 통보관'이 됐다.
무릎이 쑤시거나 어깨가 결리는 날은 여지없이 큰 비가 내렸다.
그 스스로도 "95% 이상은 예보가 적중했다"고 말한다.
그런데 올해 들어 `예보'는 번번이 빗나갔다.
충실히 겨울훈련을 한 덕인지 무릎 어깨 등이 좋아져 `예보감각'이 무뎌졌기 때문이었다.
그런데도 `육감'만은 여전했다.
21일 새벽에도 느낌이 이상해 일어났더니 곧 장대비가 퍼붓더라는 것.
걱정하다 못해 아침에는 전주구장의 상태를 직접 나가 살펴보기도 했다.
"올해는 제발 이번 한번만으로 끝나야죠."
은 쌍방울타자들보다 비가 내릴까 더 신경이 쓰이는지 하늘을 자꾸 쳐다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