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영아 외국어 과외 열풍
기사입력 1996년 05월 20일 16시 01분
**일찍 가르치면 2~3개 국어 '술술' **월 100만원대까지 등장 과외 열풍이 영아에게까지 불어닥쳤다. 생후 8개월~2세된 영아에게 과외를 시키는 부모들이 서울 강남 일대를 중심으로 서서히 확산되고 있다.
신세대 부부 사이에 불고 있는 영아 과외 열풍은 월 100만원대를 호가하는 고액 과외까지 등장시켰다.
영아기에 외국어를 가르치면 2~3개 국어를 손쉽게 뗄 수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영아와 외국어로 대화를 나누고 외국어 노래도 불러주는 아르바이트가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행해지고 있는 것.
세살된 딸에게 두살때부터 외국어 공부를 시켜오고 있는 김태영씨(32. 목동)는 "영어 일어 불어를 전공하는 대학생에게 월 30만원씩 주고 과외를 시키고 있다"며 "3개국어를 중얼거리는 딸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다"고 자랑했다.
과목당 50만~60만원씩 줘야하는 `네이티브 스피커'에게 맡기는 부모도 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민층 부모들도 이에 뒤질세라 , 웅진 등 일부 출판사들이 내놓은 영재 전문 교육프로그램을 시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말시키기, 시나 동화 읽어주기, 비츠 카드 보여주기, 노래하기, 언어수리능력, 운동능력, 사회성 등을 키워주는 내용으로 돼 있는데 20여만원짜리 교재를 구입하고 2만5천원 가량의 월 수강료를 내면 강사가 주 1회씩 방문, 지도해준다.
출판사 고객상담실 곽재숙씨(25)는 "주중에 한번씩 32주 과정으로 매회 15~25분정도 가르친다"며 "신세대 부모들의 관심이 높아 가입자수가 5만가구에 달한다"고 말했다.
때아닌 영아 과외 열풍은 그러나 날로 과열 양상을 띠고 있어 위화감 조성 등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김송이씨(27. 아동학과 박사과정)는 "`남의 아이 보다 빨라야 한다'는 부모들의 이기심이 상업적으로 이용되는 측면도 없지 않다"며 "0세 교육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 없지만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