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혁 '코트가 좁아요'
기사입력 1996년 05월 17일 14시 56분
**돌파력-어시스트 뛰어나 벤치 신세 '훌훌'
**대학농구 준우승 주역 … 이상백배 대회도 출전
`자고 일어나보니 유명해져 있더라'는 얘기가 있다.
2년생 포인트가드 강혁(1m89)의 경우가 꼭 그렇다.
지난해까지만해도 강 혁은 코트보다 벤치에서 찾는 것이 더 빨랐다.
타임아웃때 땀에 젖은 선배에게 신속하게 수건과 이온음료통을 건네주거나 얼음주머니로 목덜미를 마사지 해주는 것이 그의 임무였다.
그러나 올시즌 강 혁은 벤치를 떠났다.
그것은 마치 애벌레가 껍질을 벗어던지고 나비가 되어 날아가는 것과도 같았다.
최부영감독에게 발군의 돌파력과 어시스트 능력을 인정받아 당당히 주전으로 코트를 달리기 시작한 것이다.
강 혁은 지금은 졸업한 최명도 김광운 등과 함께 농구에 굵직한 획을 그은 수원 삼일상고 출신.
작고 깡마른데다 몸사위가 매끈하지 못하고 어긋어긋한 그가 주전자리를 꿰찬 것은 삼일상고 특유의 `근성'과 무관하지 않다.
작지만 다부진 플레이로 `자주색 파도'의 짠 맛을 보여줬던 선배들의 근성을 이어받은 강 혁은 96 제1차 대학연맹전서 가 3년만에 를 누르고 준우승까지 해내는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1대1 대결에서의 과감한 돌파, 대형 센터들 앞에서도 기죽지 않고 침투해 들어가 레이업슛을 성공시키는 그의 기세는 희랍의 검투사를 연상시켰다.
뛰어난 돌파 덕분에 어시스트 기회도 많아 이번 연맹전서 어시스트 1위(게임당 3개)에 랭크되기도 했다.
수비력도 만만치 않아 와의 대결서 국가대표 양희승을 7득점으로 묶는 위력을 보여주기도했다.
강혁에게 최대경사는 이상백배 한-일 대학농구대회(17~20일)에 한국대학선발팀에 뽑힌 것.
최부영 감독은 "처음 선발된 강 혁이 한국의 가장 위력적인 비밀병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송철웅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