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진 '마무리 힘드네요'
기사입력 1996년 05월 17일 14시 55분
**동계훈련 부실 체력부담 커 해태 이대진(22)의 트레이드 마크는 생글생글 웃는 얼굴.
그러나 요즘은 얼굴에서 미소가 사라졌다.
이대진은 지난 11일 이후 일주일째 등판하지 못했다.
팀이 `4~5이닝 세이브-이대진, 1~2이닝 세이브-'라는 특이한 마무리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
말이 마무리이지 5이닝을 던진다면 선발투수나 다름없는 셈.
여기에 선발진이 안정된 요즘 같아서는 이대진을 투입해야할 시기조차 잡기 어려운 형편이다.
그러나 불펜에서 몸을 푸는 횟수는 적지 않다는 데서 고민이 시작된다.
방위복무로 겨울훈련량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항상 대기를 해야하는 체력적인 부담이 더 하다.
또 지난 11일 광주 현대전에 5회 등판해 시즌 2승째를 거둔 그는 선발투수 임창용에게 미안함을 느꼈다.
광주 진흥고 2년후배인 임창용은 올시즌 5번 선발출전해 아직 데뷔 첫 승을 못 거두고 있는 형편.
11일에도 3회까지 2안타 1실점으로 그럭저럭 잘 버티던 상태에서 강판됐기 때문이다.
승리를 `가로챈 듯한' 어색함.
그러나 `어정쩡한 마무리'로 돌아선데는 자신의 책임도 크다.
선발출전 2경기에서 각각 3실점하며 완투했지만 팀득점 꼴찌인 팀타선 때문에 모두 패전이 됐기 때문.
"아직 사회에 적응 못 하는 것 같아요"라며 어색한 웃음을 지어보이는 이대진.
"하지만 뒷심이 좋아야 팀도 살지 않겠냐"며 애써 각오를 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