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제17화>동풍(東風)은 용(龍)을 부르는가⑦

기사입력 1996년 05월 15일 16시 10분

** "내 관심사는 일심부 뿐이오"

모용추가 조소를 머금었다.

"총관에게 실망이에요."

"살아있단 말입니까?"

묵양대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물론이오. 그녀가 죽는다면 우리가 서둘러서 일을 망가뜨리는 결과가 되는게 아니겠소."

"그렇군요. 황보백령이 중원 무림을 상대로 농간을 부리려는 음모를 알고자 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인데...."

일심부주 묵양대인이 돌연 모용추에게 물었다.

"사매는 정말 봉황곡이 이 세상에 존재한다고 생각하오?"

모용추의 눈동자는 기이하게 빛났다.

"황보백령이 중원으로 들어온 목표는 이 낙양표국이 아니에요. 그녀의 목적지는 바로 봉황곡이에요. 그녀는 봉황곡으로 들어가서 무림최대의 기보를 차지한 뒤 중무련을 상대로 복수를 하려는 거에요. 단지 자신이 위기에 빠지자 봉황제전을 핑계삼고 열쇠를 중무련에 넘긴 것이에요. 우린 간교한 그녀의 술책에 절대 넘�
갈 수 없어요."

묵양대인은 청죽생을 돌아보았다.

"총관은 봉황곡이 과연 남해 보타산에 존재한다고 믿는 거요?"

청죽생의 눈에 순간적으로 이채가 나타났다. 그러나 그는 이내 본래의 조용한 표정을 되찾고 공손히 대답했다.

"이제 확인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모용추가 자신있게 대꾸했다.

"황보백령이 우리 손아귀에 있으니 봉황곡의 진실이 곧 밝혀지게 될겁니다."

일심부주와 총관 청죽생은 단지 고개만 끄덕여 수긍을 표시한다.

이때 모용추가 방 안을 향해 예리한 눈빛을 발했다.

"혹시 방안에 누군가 함께 있었던 게 아닙니까?"

청죽생은 전혀 표정이 변하지 않았다.

"야심한 밤에 날 방문할 손님은 없습니다."

"총관은 여자도 없나요?"

"관심이 없소이다."

"그렇다면 같은 남자에게만 관심이 있는 건가요?"

"나의 관심사는 오로지 일심부일 뿐이오."

뭉양대인이 묵묵히 인정했다.

"맞아. 그에게는 일심부 뿐이지."

모용추는 냉정한 미소만을 남기고 자신의 거처로 발걸음을 옮겼다. 일심부주를 비롯한 인검수들도 자리를 떠났다.

심야의 바람은 마치 모용추의 서늘한 눈빛처럼 청죽생의 가슴을 훑고 지나갔다.

청죽생은 잠시 서성이며 주변을 세심히 살피다가 자신의 방으로 들어왔다. 추월야접은 침상에 있었다.

도발적인 자세로 비스듬히 나신을 드러내고 누워있는 여인.

그녀는 놀랍게도 전라(全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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