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전광판
기사입력 1996년 05월 04일 14시 35분
** "공동개최 불가" 재확인 **한-일 표대결 불가피 ()이 3일 국무총리의 `2002년 월드컵 남북공동개최 수용 용의' 대해 공동개최 불가입장을 거듭 확인함에 따라 한-일간 표대결은 불가피해졌다. 안드레아스 헤렌 대변인은 이날 취리히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일 두나라가 독자적으로 유치를 신청한 만큼 공동개최가 논의되려면 모든 과정을 처음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며 거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헤렌 대변인은 이어 "1국 개최가 원칙인 규정의 개정은 집행위원회만 할 수 있으며 다음 집행위는 개최지 결정 하루전인 오는 31일"이라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총리가 3일 금요조찬대화에서 밝힌 한일공동개최 수용발언은 한국정부의 일방적인 입장표명으로 그치게 됐다.
그러면 이번 파동으로 한국이 취한 이해득실은 무엇일까.
우선 한국정부는 국민들에게 `저자세'라는 일부 비난을 받긴 했지만 득표전략에서 실리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아벨란제 회장을 위시한 의 공동개최 거부입장은 이전부터 일관된 것이었기 때문에 한국정부로서도 애초부터 다른 반응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
때문에 이 총리의 발언은 공동개최 성사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이라기 보다는 국제축구계에서 `고집불통'의 이미지를 주지 않으면서 한-일간의 선린관계를 중시한다는 인상을 심는 효과를 얻었다고 볼 수 있다.
아벨란제의 지침을 받고 있는 은 한국의 공동개최 제스처가 득표싸움에서의 자신감이 사라진 데서 나온 것으로 보고 종래의 단독개최 입장을 `강한 톤'으로 재확인했다.
그러나 유럽축구연맹과 축구연맹 등은 의 거부에도 불구, 여전히 공동개최에 미련을 갖고 있어 측의 `강성'에 대해 탐탁지 않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남은 문제는 한국정부가 측에 공동개최를 정식 제의하는 등의 악수(惡手)를 두지 않는 일이다.
집행위원 11명이 요구하면 임시 집행위원회가 개최될 수 있지만 아벨란제가 어떤 식으로든 공동개최가 재론되는 것을 저지할 것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공동개최 논의는 `군더더기'요, `저자세'가 될 게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