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돗날 판정'그라운드 장악
기사입력 1996년 05월 01일 15시 03분
**괴감한 경고-퇴장 …전임제 도입 성과 **PK엔 '우물쭈물' 껄끄런 진행 지적도 96 아디다스컵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심판들의 `면돗날 판정'을 꼽을 수 있다. 지난해까지 사소한 문제에도 의혹을 사기 일쑤였던 심판들이 올해들어 `그라운드의 포청천'으로 서슬 푸른 칼날을 휘두르고 있는 것이다.
올 아디다스컵 36경기에서 심판들이 잡아낸 파울은 모두 1,095개로 경기당 30.4회.
지난해 28경기에 858개(경기당 30.64회)와 비교해 별다른 차이는 없다.
그러나 주심들이 꺼내든 `딱지'는 96 시즌에서 급격히 늘어났다.
지난해 84차례의 경고가 나와 경기당 3장에 불과했던 옐로카드는 올들어 총 143장으로 평균 3.97장의 노란딱지가 뽑혔다.
선수들에게 `사약'으로 통하는 레드카드만 봐도 올시즌 달라진 주심들의 파워를 실감할 수 있다.
지난해 28경기 중 레드카드가 바로 뽑힌 적은 1차례에 불과했고 경고 2회로 그라운드를 쫓겨난 선수도 2명에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올들어 주심들은 무려 9차례나 레드카드를 뽑아들었고 경고 누적에 의한 퇴장도 5차례나 됐다.
주심들의 과감한 판정은 선심들의 용기도 북돋워 오프사이드 횟수에서 상당한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아디다스컵에서 선언된 오프사이드는 총 114개로 경기당 4.07회였으나 올시즌 들어서는 선심의 깃발이 171회나 올라가 평균 4.75개를 기록했다.
달라진 심판들의 이러한 소신 판정은 올시즌부터 도입한 전임심판제에서 비롯됐다.
주심요원(월 1백40만원) 8명과 선심요원(월 1백20만원) 8명, 예비심판 등 총 21명의 전임심판을 선정해 프로축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줌으로써 이같은 소신 판정을 유도해낸 것.
그러나 주심들이 경고와 퇴장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휘슬을 불어댄 반면 페널티 박스내에서는 아직도 몸을 사린다는 비난을 듣고 있다.
지난해 아디다스컵에서 7차례 PK가 나왔던 것에 비해 8경기가 늘어난 올시즌에는 10차례의 PK가 선언돼 경고나 퇴장의 증가세를 따라주지 못했다.
또 선수들에게 엄정한 처벌을 가하기에 앞서 매끄럽게 경기를 운영하는 `그라운드의 조율사'로서의 역할은 여전히 미흡하다는게 축구팬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