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주간 사랑방

기사입력 1996년 04월 29일 14시 52분

◇...축구팬들을 열광케 했던 96아디다스컵이 부천 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습니다. 2년만에 우승을 되찾은 과 달리 포항은 지난해 정규리그에 이어 정상 일보직전에서 무릎을 꿇어 또 한번 땅을 쳐야 했습니다. 이번 아디다스컵에서는 2번의 해트트릭과 한경기 최다득점 신기록(9점, 역대로는 타이기록)이 쏟아져 2002년 월드컵 유치 결정을 한달 가량 앞두고 전국민적인 관심을 모으는데 성공했다는 평가입니다. -포항의 아디다스컵 결승전 위주로 지난주 프로축구의 뒷이야기를 시작할까요. **"는 부수입일뿐" ◇..."부수입은 올렸으니 이젠 진짜 수입을 올려야죠…."

부천 의 이계원 단장은 아디다스컵 우승으로는 전혀 성에 차지 않는 모양입니다. "축하한다"는 기자들의 인사말에 "아디다스컵은 부수입에 불과하다"며 정규리그 우승에 강한 욕심을 내보인 것이지요. 이단장의 이같은 발언은 재작년 말 에서 사실상 쫓겨난 박성화 포항감독을 이긴 것은 `당연하다'는 전제가 깔려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윤태홍 과장은 등 알짜 주전들이 올림픽본선 관계로 빨라야 후기리그부터 투입되는 점을 들어 "어려울 것 같다"고 엄살을 피워 대조를 이뤘습니다. ◇..."샴페인 뚜껑 한번 따기가 이렇게도 힘든가요."

28일 아디다스컵 결승(목동구장)이 끝난 뒤 포항구단 관계자들은 허탈감에 입을 다물지 못했습니다. 을 꺾고 기분좋게 터뜨려 보겠다고 준비해온 샴페인을 다시 가방에 넣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작년시즌 천안 일화와의 코리안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도 다 이긴 경기를 비기는 바람에 미리 준비한 샴페인을 `속풀이용'으로 용도변경하고 말았던 포항이니 어찌 속이 끓지 않겠습니까. 이쯤되자 구단의 한 관계자는 "앞으로는 샴페인 대신 막걸리를 준비하든지 무슨 수를 내야겠다"며 연이은 석패를 아쉬워하더군요. ◇...부천 이계원 단장이 96 아디다스컵 우승의 비결로 `침묵론'을 들고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단장은 28일 포항과의 경기직후 우승 비결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침묵은 역시 금"이라며 "지금까지는 대회기간중 선수들과 감독에게 나름대로 주문한 것이 많았지만 올해들어서는 일체 이런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이단장은 또 "지난해에도 정규리그서 충분히 우승할 수 있었지만 단장으로서 지나친 의욕이 오히려 역효과를 가져왔다"며 "축구에 관한한 전문가인 감독에게 모든 것을 맡기는게 좋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대해 구단 관계자들도 "단장님의 `침묵론'이 아디다스컵서 위력을 발휘한 이상 이것이 계속된다면 정규리그 패권도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며 이단장의 변신을 모두 반기는 표정이었습니다. ◇...`양식 그만, 한식 오케이.' 대우축구단의 세키 감독(유고)이 `젓가락질'을 결심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지난 24일 과의 96아디다스컵 7차전서 용병 선수들의 집단 식중독 사건으로 2대7로 대패한 충격이 입맛마저 돌려놓은 것이지요. 사건의 발단은 경기전날인 23일 저녁 호텔에서 스테이크를 먹었던 아미르 마니치 일리치 등 `유고 식구'들이 식중독 증상으로 밤새 복통과 구토에 시달렸던 것이지요. 모두가 주전급들이라 엔트리 제출을 놓고 고심하던 세키 감독은 설사가 멎지 않은 마니치만을 제외하고 나머지 2명을 투입하는 강행군을 결심했지만 결국 아미르는 전반 32분만에 불려나왔고 대체 요원이 마땅치 않아 90분을 버틸

수밖에 없었던 일리치는 다리를 후들거리며 후반에만 내리 7골을 먹은

것이지요. 세키 감독은 "이제부터는 나 자신뿐아니라 유고 식구들에게도 한식을 권장할 참"이라며 "매일 조금씩이라도 젓가락질 연습을 해야겠다"며 씁쓸한 표정을 짓더군요. **승리수당이 오히려 부담 ◇...올시즌 홈경기 승리수당을 50만원에서 60인상된 80만원으로 책정한 전북이 전략의 성공여부에 대한 손익계산이 분주합니다. 전북은 올시즌 홈경기 승률을 높이기 위해 당근용으로 사용한 이 작전이 결국 선수들에게 부담감만 주지 않았느냐는 거죠. 전북은 초반 상승세를 타면서도 홈경기서는 이길듯 이길듯 하다가도 고비를 넘기지 못했는데 마지막 현대전에서야 겨우 승리했습니다. 이렇게 되자 전북 프런트는 "홈경기 승리수당을 올린 게 결국 선수들에게 부담감만 준 게 아니냐"며 올시즌 처음 내건 회심의 카드가 빗나간 것 같다는 의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