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 규정이닝 채워라 특명
기사입력 1996년 04월 26일 14시 34분
## 라소다 감독 - 5월초 달성 주문 `규정 투구 횟수를 채워라.' 박찬호(23)에게 특명이 떨어졌다.
올시즌 에 합류한 이래 초반 구원투수에서 선발로 자리를 바꾼 박찬호는 아직 규정 투구이닝(팀의 경기수1)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
26일 현재 22경기를 한 (한국시간)는 박찬호가 등판하는 29일까지 25게임을 하게 된다.
박찬호의 현재 투구이닝은 18이닝.
결국 박찬호는 29일 커브스전에서 규정이닝을 채우려면 8이닝을 던져야 한다.
구단에서는 다음달 5일의 피츠버그 원정 등판 때까지 규정이닝을 채우라는 명령이고, 본인 역시 그때까지는 채우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선발투수가 규정이닝을 채우지 못한다는 것은 제 역할을 못한다는 뜻이어서 박찬호뿐 아니라 그를 새로운 상품으로 개발하려고 노력하는 구단도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지난 두 게임에서 단 6이닝만 던지며 승패와는 무관했던 박찬호는 "초구 스트라이크로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고 맞춰서 잡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승리도 승리지만 마운드에서 오래 버텨 이닝수를 늘리려면 고질병인 4구를 줄여야 하기 때문이다.
24일 박찬호와 맞붙었던 애틀랜타 보비 콕스 감독이 선수들에게 요구한 것은 "가능한 한 참을성 있게 기다리라"는 것이었다.
초구에 스트라이크가 적고, 4구가 많은 박찬호의 특징을 알아챈 것.
콕스 감독은 "박찬호의 강속구는 빠르기뿐 아니라 공의 좌우 움직임이 커서 제대로 들어오면 때리기 어렵다"고 칭찬한 뒤 "그러나 초구 스트라이크가 없고 제구력이 약하므로 기다리라"는 지시를 내렸던 것.
결국 콕스 감독의 판단은 정확했고 박찬호는 4회 동안 공을 93개나 던진 뒤 마운드를 내려가야 했다.
박찬호는 그러나 "힘들었던 두 게임에서 많이 배웠다"며 "초구를 유리하게 가는 것이 결정적이며, 방망이들이 급하게 나오는 타자가 많은 커브스를 상대로 많은 이닝을 던져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규정이닝을 채우기 위한 해법을 `초구 스트라이크'전략으로 잡은 박찬호의 새로운 모습은 29일 에서 첫선을 보인다.
< =민훈기 특파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