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호 부활 - 옛날의 조진호가 아닙니다.
기사입력 1996년 04월 25일 15시 04분
**일화전서 날렵한 드리블-번뜩이는 재치-슈팅 **프로2년 부진 말끔…"아마스타 기량 편다" `불행 끝 행복 시작'. 포항의 미드필더 조진호(23)가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94년 팬들의 관심속에 프로로 데뷔한 이후 이렇다할 성적한번 내보지 못한 채 시들어 가던 그가 마침내 아마 시절의 매서움을 되찾기 시작했다. 특히 24일 포항서 벌어진 천안 일화와의 경기는 완전히 `조진호 판'이었다.
날렵한 드리블, 번뜩이는 감각, 통렬한 슈팅….
결국 조진호는 이날 자신의 올시즌 첫골이자 일화의 추격을 따돌리는 추가골을 낚아올려 팀이 아디다스컵 정상에 한발짝 다가서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누가 보더라도 `이젠 조진호 시대가 오겠구나'하는 생각이 들법한 맹활약이었다. 박성화 감독도 "일화를 잡을 수 있었던건 미드필드에서 조진호가 살아나줬기 때문"이라면서 "지금의 컨디션만 유지한다면 정규리그서도 큰 몫을 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사실 조진호의 프로생활은 `멍투성이'였다.
데뷔 첫해 16경기에나 투입됐지만 단 2골을 건지는데 그쳤고, 작년 시즌엔 부상까지 겹쳐 또다시 2골(13경기 출전)이라는 졸작을 남기고 말았다. 올림픽팀 주장으로 활약하고 있던 작년 2월 비쇼베츠 감독과의 불화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이후 겪은 마음고생도 부진을 부채질한 요인이 됐다. 그러나 이젠 모든게 정상으로 되돌아왔다.
컨디션도 절정이고, 마음가짐도 새내기때보다도 더욱 새롭고 다부지다.
"지난 2년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로 이를 악물고 뛸 작정입니다." 앞으로는 독기어린 조진호의 발끝을 주목해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