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현은 '진짜 사나이'
기사입력 1996년 04월 25일 15시 03분
**굿바이 홈런 에 '축하악수' `진짜 사나이.' 지난 24일 잠실 OB전, 해태 은 연장 10회말에 끝내기 홈런을 얻어 맞았다.
홈런의 주인공 OB 가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3루를 돌아 홈으로 들어오는 순간. 다른 투수들 같으면 고개를 푹 수그린채 갖은 인상을 다 쓰는게 보통이지만 만은 달랐다. 에게 손을 내밀며 "축하한다"고 한 것.
9이닝 동안 5안타 2실점에 탈삼진은 8개.
이런 호투에도 불구하고 팀타선의 뒷받침이 부족해 패전을 뒤집어 썼지만 싫은 내색은 한번도 하지 않았다. "아예 점수를 내주지 말았어야죠. 팀 분위기를 살리지 못한게 가장 아쉽네요."
2회말 OB 5번 에게 얻어맞은 장내홈런도 야수들이 정상적으로 처리했더라면 홈까지 파고들 타구가 아니었다. 그래도 은 "홈런맞은 내 잘못이 가장 크다"며 군소리 없이 숙소로 향했다.
사실 경기 전에도 컨디션은 말이 아니었다.
지난주말 감기에 걸린 탓에 24일 오전까지 식사도 제대로 못할 정도로 몸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팀투수진이 불안한데다 팀마저 연패에 빠져 군소리 없이 출전한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 경기내내 "최고의 투구"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역투를 했다. 또 아깝게 경기를 놓쳤지만 누굴 탓하지 않았을 뿐더러 오히려 상대선수를 축하할 줄 아는 `그릇'까지 갖췄다. 이 `진짜 사나이'로 불릴 만한 이유가 여기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