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래/김도훈 호남 맞수 '얄궂은 운명'
기사입력 1996년 04월 19일 16시 37분
** - 판정항의 징계…올림픽 대표도 제외 ** - 무릎부상 탈출로 기량상승 '휘파람' `호남 라이벌' 전북과 전남의 올시즌 첫대결이 벌어진 18일 익산 공설운동장. 본부석 한켠에 광양서 올라온 일단의 전남 선수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김봉길-오경석-유동우 등 `차(車)-포(包)'뿐만 아니라 `마(馬)-상(象)'까지 떼고 나선 전남은 사실상 `2진'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정작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전남이 선취골을 잡으며 앞서나가자 승부에 별 기대를 걸지 않았던 전남 응원단에서 환호가 터져나왔지만 유독 한 선수만 긴 한숨을 내윽었다. (26.FW)였다.
후반 33분 전북의 골잡이 (26.FW)이 문전 혼전을 틈 타 동점골을 줍다시피하자 의 어깨는 맥없이 처져버렸다. 와 의 운명은 얄궂다.
그들의 첫 만남은 지난 92년 미국에서 벌어진 아르메니아 자선대회에 대학-실업 선발로 나란히 뽑히면서부터다. ()와 () 졸업반이던 둘은 당시 대학 최고의 골게터로 팽팽한 자존심 대결을 벌여왔었다. 이들은 졸업 후 진로도 비슷했다.
프로팀들의 입단 제의를 거부, 는 주택은행에 입단했고 도 군복무를 위해 상무에 입대했다. 93년 상해 동아시아대회 때도 태극마크를 함께 달아 2번째 `적과의 동침'을 했던 그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지난해 창단팀이던 전남과 전북에 입단했다. 행운의 여신은 에게 먼저 미소를 보냈다.
95 정규리그서 는 득점왕에다 신인왕, `베스트 11' 등을 싹쓸이하며 생애 최고의 해를 보냈고 은 오른쪽 무릎부상으로 벤치와 병원을 들락거리는 신세로 전락했다. 그러나 올들어 사정은 다시 역전됐다.
가 지난 10일 과의 경기서 주심판정에 항의, 9경기 출전정지 징계를 받게됐고 은 4골을 터뜨리며 아디다스컵 득점 레이스서 단독 선두로 떠오랐다. 거기다 는 징계 여파로 국가대표에서도 제외되는 치욕을 맛보고 있는 것.
이들의 불꽃튀는 명예 대결은 의 징계가 풀리는 오는 6월 중순쯤에나 이뤄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