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철 '쌍방울악령' 고민
기사입력 1996년 04월 19일 15시 22분
"고사(告祀)라도 한번 지내는게 어떨까 요."
작년 해태 을 괴롭힌 `쌍방울 악령'이 되살아 난 걸까.
방망이가 좀처럼 기지개를 켤 기색이 안 보인다.
은 18일 현재 3경기에 출전, 7타석 5타수에 안타는 하나도 못 쳐냈다.
처음부터 타격감이 나쁜 건 아니었다.
광주 쌍방울과의 개막전에서는 올시즌 첫 안타를 기록하며 상쾌한 스타트를
끊을 수도 있었다.
그러나 "누가 봐도 좌전안타가 될 듯한" 타구가 쌍방울 3루수 백인호의
호수비에 걸려 아웃됐다.
의 머리 속에는 문득 작년의 `악몽'이 되살아나기 시작했다.
작년 광주 쌍방울 개막전에서는 홈런을 하나 칠 정도로 감이 좋았다.
하지만 날카로운 타구가 쌍방울 내야수의 기막힌 수비에 걸리기를 한 두번,
마침내 병살타를 치는 등 흔들리기 시작했다.
이어 전반기 내내 타격이 들쭉날쭉하더니 결국 `사상 최악'인 2할1푼으로
95시즌을 마감하고 말았다.
올해도 비슷한 추세다.
쌍방울전에서 무안타로 부진하자 지난 16일 대구 삼성전 부터는 선발
라인업에도 끼지 못했다.
"타격감이 안 좋긴 해도 이럴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주위에서는 푸닥거리라도
한번 해보라고 해요."
결국 은 "훈련 밖에는 방법이 없잖아요"라며 보이지 않는
`쌍방울 악령'을 향해 방망이를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