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소다감독 질책에 컨트롤 난조
기사입력 1996년 04월 18일 14시 46분
박찬호가 18일 아쉽게 3연승을 놓친 뒤에는 톰 라소다감독의 노망(?)이 악재로 작용해 아쉬움이 남는다.
평소 라소다감독은 상대투수를 4구로 내보내는 것을 끔찍히 싫어하기로 유명하다.
이날 2회까지 눈부신 투구를 하던 박찬호가 3회말 선두타자인 투수 부르조아를 4구로 내보내자 라소다는 표정이 일그러졌다.
다음 타자 버나드에게 초구에 다시 볼을 던지자 라소다는 득달같이 마운드에 올라가 "방금 걸려보낸 타자가 누군지 아느냐"며 힐난조로 신경질을 냈다.
가뜩이나 투수를 4구로 내보내 화가 난 상태에서 라소다마저 흥분하자 더욱 신경이 곤두선 박찬호는 결국 제구력을 완전히 잃고 말았다.
공교롭게도 이날 투수코치인 데이브 월라스가 부친의 병으로 빠진 것도 악재였다.
월라스였다면 당연히 박찬호를 다독거려 제 페이스를 찾게 했을 것이기 때문.
그러나 박찬호는 이날 많은 것을 배웠다.
4구 1개나 안타에 신경을 쓰다가는 대세를 그르친다는 것, 감정을 컨트롤하지 못하면 대투수가 될 수 없다는 것, 반면 2회동안 6타자를 모두 삼진 처리했듯 그 정도 위력이면 타자들도 문제가 안된다는 점이다.
승리를 놓친 것은 아쉽지만 박찬호는 이날 경기를 고마운 교훈으로 받아들이고 있어 앞으로 큰 보약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