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호 '4할'
기사입력 1996년 04월 17일 15시 08분
**"MVP 재집권 불댕겼다" 기분좋은 출발이다. 작년 홈런(25) 타점(101) 2관왕인 OB `터미네이터' (31)의 초반 페이스가 순조롭다.
3경기에서 12타수 5안타(0.417)에 홈런 1개, 2루타 3개와 4타점.
아직 많은 경기를 치르진 않았지만 일단 초반에 분위기를 탔다는 점은 홈런과 타점왕 2연패를 노리고 있는 에게 청신호가 아닐 수 없다.
시작이 좋아야 끝이 좋은 것처럼 초반 상승세를 시즌 중반까지 고스란히 이어갈 태세다.
지난 16일 전주 쌍방울전은 중심타자의 역할이 어떤 것인가를 확실히 보여준 경기였다.
1-5로 끌려가던 5회초 1사 만루에서는 총알같은 2타점짜리 좌전안타를 터뜨려 해결사 노릇을 했고 5-6으로 뒤진 9회초 선두타자로 나가 역전의 발판이 된 좌월 2루타를 뽑아냈다.
거의 넘어간 승부를 뒤집은데는 중심타선인 3번자리에서 공격의 물꼬를 튼 의 힘이 결정적이었다.
특히 9회 후속타자인 4번 의 좌전안타로 동점을 만들때 보여준 베이스러닝은 단연 돋보였다.
홈으로 들어갈때 슬라이딩을 하지 않고 1루를 통과할 때처럼 꼿꼿이 서서 휙 지나가 버린 것.
"포수 박경완의 눈을 보니까 홈송구가 정확하다는 느낌이 들더라구요. 순간적으로 그냥 통과하는게 빠르겠다는 판단이 섰어요. 그런 상황에서 슬라이딩 했다면 십중팔구 아웃됐을 겁니다."
OB 감독도 경기가 끝난뒤 "슬라이딩하면 아웃 타임이었다"며 의 주루플레이를 높게 평가했다.
베테랑의 관록은 무시할 수 없는 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