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B이광우 '울만큼 울었다'
기사입력 1996년 04월 16일 14시 30분
**작년시즌 0승 방어율 12.00수모 **쌍방울 제물 재기의욕 `298일만의 외출.' OB 투수 이광우(31)가 재기를 향해 힘차게 날아오른다.
무대는 17일 전주 쌍방울전.
작년 6월24일 대구 삼성전 선발등판 이후 무려 298일만에 오르는 마운드다.
고질적인 오른쪽 어깨부상에서 완쾌, 올시즌 선발로테이션에 합류한 이광우는 시즌 초반 방울소리 요란한 돌격대를 제물로 삼아 마수걸이 승리를 따낼 작정이다.
작년은 그야말로 악몽의 한해였다.
지난 89년 프로에 발을 들여놓은 이후 처음으로 단 1승도 기록하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던 것.
6경기에서 2패, 방어율 12.00이라는 참담한 성적표만 남았을 뿐이었다.
13년만의 우승으로 동료들이 두둑한 연봉인상 혜택을 받을 때도 이광우만큼은 예외였다.
작년 연봉 4천7백만원에서 2백만원이 깎였다.
그러자 특유의 오기가 발동했다.
미국 전지훈련 시작부터 모든 잡념을 떨쳐버리고 훈련에만 몰두했다.
공을 제대로 뿌릴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던 오른쪽 어깨도 정상으로 돌아왔다.
작년말 돗토리 트레이닝센터에서 꾸준히 재활치료에 전념한 결과였다.
구석구석을 찌르는 칼날 제구력과 예리한 슬라이더가 살아났다.
시범경기 3게임에 등판, 7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만 허용하며 무실점으로 1승을 따내 코칭스태프의 기대를 부풀게 했다.
"무조건 밀어붙여야죠."
시범경기의 기세를 페넌트레이스까지 고스란히 이어가겠다는 이광우의 말속엔 재기에 대한 강한 의욕이 엿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