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치료 모범생
기사입력 1996년 04월 13일 15시 19분
## 끈기와 노력-완쾌에 대한 신뢰 지녀야 표창장이라도 주고 싶을 만큼 열심히 치료받는 모범생 환자들이 있다. 물론 자신을 위한 일이기는 하지만 한눈 팔지 않고 열심히 치료를 받다보면 꼭 좋은 결실을 맺게 마련이다.
이 분과는 환자로 만난지 만 4년. 환자라기 보다는 오히려 인생 친구나 가족같은 느낌이 들 정도다. 허리 아픈 환자에게 꼭 필요한 끈기와 노력 그리고 신뢰에 찬사와 감사를 드리며 모범생 대표로 소개하고 싶다.
그는 평소 잔병치레 한번 한적 없을 만큼 건강체에다 힘은 장사고 못하는 운동이 없는 만능 스포츠맨이었다. 한데 2년전부터 허리가 슬슬 뻐근해지더니, 허리를 펴면 시큰한 느낌이 전해졌다. 사업상 해외에 출장갈 일이 많았는데 나중에는 비행기를 타기 조차 힘들어졌다.
멀리 중국까지 찾아가서 침도 한달이나 맞았고 좋다는 방법은 안가리고 해봤다. 몇달전부터는 상태가 심해져 엉덩이는 기울어지고 허리는 똑바로 펼수 가 없고 다리가 땡겨서 걸을 수 조차 없었다.
병원에 가서 진찰을 받았더니 당장 수술하라고 했다. 하지만 수술만은 원치 않는 터라 "무슨 좋은 방법이 없겠느냐"며 상담을 청해왔다.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검사에 들어갔다. X레이 촬영, 근전도 검사, 컴퓨터 체열촬영, 컴퓨터 단층촬영(CT)을 했는데 역시 결과는 상당히 나 다. 두 곳의 디스크에 이상이 있었고 이미 허리 신경 두개에 손상이 있었다.
수술 이외에 모든 치료법이 동원됐다. 물리치료, 약, 자세 교정, 체형 교정, 체중 조절, 운동치료, 생활습관 교정 등. 아침에 같이 출근해서 저녁에 퇴근도 같이 하는 치료 스케줄을 짰다. 그는 이 어렵고 힘든 스케줄을 한치의 어김없이 믿고 따라와 주었다.
하루 종일 병원에서 치료를 받으며 석달 동안 그는 정말 열심히 했다. 지구 반을 돌아가는 비행기 여행이 아무 탈없이 성공했다는 전화는 감격이었다. 그래서 그에게 붙여준 별명이 `외래 입원 환자'였다.
지금도 체중과 식사를 조절하고, 열심히 걸으면서 운동하고, 정기적으로 진찰 받고, 항시 보고하고, 그간 몇번의 고비도 있었지만 잘 넘기고 이제는 응급 요령까지 깨우친 고마운 환자다.
< 전영순·통증클리닉 원장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