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변-환호-낙담… 15대 총선 뒷이야기
기사입력 1996년 04월 12일 15시 30분
**처음부터 빗나간 전화조사 '개표방송' - TV 공신력 '실추' 4.11 총선 후유증이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공신력을 생명으로 하는 방송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가 땅에 떨어진 것은 물론 사회, 경제적 부작용 파문이 일고 있는 것. 방송사들은 11일 오후 6시 총선투표가 끝난 즉시 이 압승을 거둔다고 전화여론조사 결과를 일제히 방송했으나 의 과반수의석확보 실패는 물론 당선이 확실시된다는 후보들이 탈락하는 등 `오보의 극치'를 이룬 것. 이에 따라 시청자들의 비난이 빗발치자 각 방송사들은 출구조사를 못해 조사의 신뢰도가 떨어졌다며 변명에 급급하고 있다. 더욱이 앵커맨 출신들 4명을 비롯해 최연소 당선자인 김모후보 역시 아나운서였던 부인의 내조가 컸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TV뉴스 자체의 신뢰도가 손상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분석이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참패하면서 장미꽃을 찾는 사람들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도 한 특징. 민주당이 당선자의 명단에 꽂아주려던 장미꽃송이의 대부분이 주인을 찾지 못한 채 시들어버렸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시적이기는 하겠지만 장미꽃의 이미지가 우울한 것으로 퇴색해 버렸기 때문.
반면 녹색조화를 마련했던 자민련의 약진으로 코사지가 신세대의 패션에티켓으로 부상, 각 백화점마다에는 이를 찾는 젊은이들로 붐비고 있다. 선거에 동원됐던 아날로그 방식의 휴대폰이 일시에 풀리면서 중고가격이 지난주보다 30~50%까지 더 떨어져 10만원 내외면 쓸만한 휴대폰을 장만할 수 있게 됐다. 총선에서의 각 정당별 당선자 순위나 득표율 등으로 내기를 걸었던 직장인들은 딴 사람이나 잃은 사람 모두 총선후유증을 겪기는 마찬가지. 이승철씨(32.회사원)는 "회사 동료 20명이 1만원씩 걸어 내기를 했는데 혼자 맞춰 19만원을 땄지만 점심값으로 30만원이 날라갔다"면서 허탈해 했다. 경제적 여유가 없는 야당후보의 팸플릿 제작 등 정치광고 용역을 맡았던 각 업체관계자들은 대금결제 문제로 애태우고 있다. 낙선한 야당후보의 정치광고를 맡았던 이모씨(41)는 "선거가 끝난 뒤에 대금을 결제해주겠다고 했는데 초상집에 찾아가 빚독촉 하는 꼴만 될 것 같아 눈치만 보고 있다"며 난감해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