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세이 '나는 그물손'
기사입력 1996년 04월 12일 15시 10분
**전북GK 게임당 0.25실점 철벽과시
**상황판단 탁월, 차감독 "팀의 보배"
최성욱 기자
`사리체프(34.일화) 정도냐, 그 이상이냐?'
전북 다이노스의 수문장 알렉세이(36.)가 사리체프에 이어 제2의
`신의 손'으로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
전북의 초반 돌풍은 사실상 그가 절반이상의 몫을 해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평가.
4게임을 치른 12일 현재 아디다스컵에서 겨우 1실점, 게임당 0.25라는 경이적인
실점률의 철벽방어로 공룡 군단을 3위에 랭크시키는데 주역이 된 까닭이다.
특히 승부의 분수령이었던 포항(3일) (7일) 일화(10일)전서 연속 무실점으로
선방, 팀의 상위권 도약은 물론 아디다스컵 첫 패권 야망에도 불을 지폈다.
지난해 9월 계약금 6만달러(한화 약 4천8백만원), 연봉 4만2천달러(3천4백만원)로
전북에 입단한 알렉세이는 95시즌에도 10경기에 출전, 11실점(실점률 1.1)으로
선전했고 올해엔 더욱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의사소통이 잘 안돼 안줘도 되는 골을 많이 허용했지만
올시즌에는 게임중에 "000야, 나가!" 정도의 기본적인 한국어까지 익혀 수비진과
콤비네이션을 이룬 방어력이 한결 좋아졌다는 평가다.
알렉세이의 장점은 좋은 체격(1m87, 90㎏)에 기본기가 충실하다는 점.
대표 GK 출신답게 볼 캐칭력이나 상황판단력이 뛰어나고 공중볼에 대한
방어력도 수준급이다.
특히 순발력을 바탕으로한 다이빙 캐치는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예리한 슛까지도
그의 방어벽을 뚫지 못하게 한다.
차경복 감독은 "알렉세이는 팀의 보배"라며 "비록 나이는 많지만 자기 관리
능력이 뛰어나고 성실성도 갖춰 앞으로 4~5년은 더 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알렉세이가 과연 일화의 3연패를 이끈 `신의 손' 사리체프를 능가할 수
있을지 벌써부터 관심이 모아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