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화 유고용병 란코비치 국내적응 실패 끝없는 추락
기사입력 1996년 04월 10일 16시 17분
##몸값 5억... 후보명단서도 빠져
일화의 유고산 골잡이 란코비치(23)가 너무 잠잠하다.
작년말 포항과의 챔피언결정전을 앞두고 `우승용'으로 급거 수입되면서 잔뜩 기대를 모았던 그가 올시즌 들어 영 맥을 못추고 있다.
란코비치의 몸값은 이적료(계약금 포함) 57만5천달러에 연봉 6만달러 등 총 63만5천달러(약 5억원).
70만~80만달러 짜리 선수까지 들어와 있는 지금이야 별 문제지만 20만달러 정도의 선수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던 당시로서는 가히 파격적인 대우가 아닐 수 없었다.
때문에 그에 대한 국내 축구계의 시각은 각별했다.
물론 활약 또한 그 만큼 뛰어나 일화가 코리안리그 3연패를 이루는데 큰 몫을 해냈다.
그러나 해가 바뀌면서 그는 갑작스럽게 움츠러들기 시작했고, 아디다스컵이 중반을 지나도록 아무런 활약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활약은 고사하고 그의 모습을 보는 것조차 쉽지 않을 정도다.
과의 개막전(4일.태백)에서 아예 출전선수 명단에도 오르지 못했던 란코비치는 전북과의 경기(10일)서 또다시 벤치에도 앉지 못하는 처량한 신세가 돼버렸다.
천금같은 출전기회를 얻었던 지난 7일 전남전(천안)에서는 슈팅 한 번 해보지 못하고 교체되는 치욕을 맛보기도 했다.
거액을 투자한 구단측도 답답할 노릇이다.
과연 무엇이 `5억짜리'를 이토록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는 것일까.
일단 팀에서는 란코비치의 한국축구에 대한 적응력 부족을 들고 있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인한 동료들과의 원만치 못한 관계가 그라운드에서의 호흡불일치로 이어지고 있는 것.
그리고 상대의 대인마크에 묶여 공격의 실마리를 풀어내지 못하는 기술적인 부분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난 90년 청소년대표와 93년 올림픽대표를 거쳐 현재 유고대표로 활약하고 있는 1m71, 65㎏의 `작은거인' 란코비치.
그가 그라운드를 휘저을 날은 언제쯤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