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로 항공권 예약-구매 '티켓리스제'
기사입력 1996년 04월 09일 14시 07분
## '동명이인' 어찌하오리까 국내선 항공편의 티켓리스제도가 `동명이인(同名異人)'이라는 함정에 걸렸다. 티켓리스란 신용카드로 항공권을 예약과 동시에 구입하는 제도로 대한항공과 이 경쟁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최신 발권 시스템.
예약후 표를 사러 여행사나 항공사를 찾는 번거러움이 없는 등 편리성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는 이 제도에 허점이 발견돼 항공사들이 해결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는 것.
대구에 사는 회사원 이정식씨(32)는 최근 모 항공사의 오후 7시30분발 서울행 항공편을 티켓리스로 예약한뒤 출발당일 대구공항에 나갔다가 큰 낭패를 당했다.
티켓리스로 예매한 항공권은 출발 당일 공항 발권창구에서 신분증을 보인뒤 받게 되는데 30여분전 `이정식'씨가 항공권을 가져갔다는 것.
"항공권을 받은 적이 없다"는 이씨의 항의에 담당직원은 서울 본사에 확인하려 했으나 모두 퇴근한 뒤여서 알아볼 길이 없었다.
이씨는 할 수 없이 `사실 확인후 환불' 조건으로 또다시 항공권을 구입해야만 했다.
다음날 조사에 착수한 모 항공사측은 당시 이씨가 티켓리스로 예매한 항공편에 같은 이름이 11명이나 예약돼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정식씨(32)의 티켓을 또다른 이정식씨(50)가 가져간 것으로 확인됐다.
지방 공항 발권시스템으로는 이같은 자세한 사항을 알 수 없어 본사 담당 직원이 퇴근한 뒤에는 고객이 낭패를 당한다는 문제점이 발견된 것.
실제로 공항 발권창구에는 이같은 문제때문에 장시간 확인작업을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두 항공사는 "발권창구 직원이 항공권을 지급할 때 예매자의 이름과 나이, 주소등을 자세히 확인해야 하는데 단순히 이름과 행선지만 보고 표를 주고 있어 이런 문제가 생기고 있다"며 "동명이인일 경우 즉시 확인할 수 있도록 온라인 시스템도 보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김순근 기자 >
